새해 일출

집 근처에 청계산 들머리가 있다. 새해 첫날 아침 6시에 기상해서 곤히 자는 서하와 아내가 깰까 조심히 집을 나와 청계산 들머리로 나섰다.

영하의 날씨여서 단단히 채비를 하고 부지런히 올라서 처음으로 새해 일출 사진을 찍었다. 사실 이전까지는 새해 일출에 대한 특별함을 느끼지 못해서 굳이 새해 일출을 사진으로 남겨야 겠다는 생각이 든적이 없다. 그런데 아이가 생기고 나니 아이와 보낸 한 해, 한 해의 의미가 각별해 져 간다.

국사봉 정상에 도착하자 마자 해가 올라오기 시작해서 부랴 부랴 삼각대 펴고 사진기 고정해서 급하게 찍어오긴 했지만 어쨌든 건졌다. 낙관이 아직 2017년… 낙관을 2018로 바꿔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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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네에서 몇년간은 계속 일출 사진을 남기게 될 것 같다.

서하가 감기에 단단히 걸렸다. 고열이 나서 일찍 재웠는데 자기가 불편한지 계속 30분 단위로 잠을 깬다. 이제 그만 가봐야 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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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주말 눈 소식에 아내와 서하는 처가에 맡기고 강화도에 야영 다녀왔다. 하지만 눈은 오지 않았고 지난번 산행 때 바위틈에 끼어 플라스틱에 금이 간 촉 부분은 이번에 결국 부러져버렸다. 촉이 없다보니 바위에 굉장히 미끄러워서 오히려 위험하기 짝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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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틱이 있고 없고는 체력 소모면에서 하늘과 땅 차이인지라, 집에 돌아와서 바로 스틱을 새로 구매했다. 이 부러진 스틱은 몇년전에 구매한 이름모를 업체의 저렴한 스틱인데, 사실 부러진 맨 밑단만 교체하면 쓰는데 아무 지장이 없다. 하지만 어디 A/S를 맡길 수도 없고 해서 이번엔 유명 브랜드 제품으로 구매했다. 내 첫 텐트인 에코로바 알파인 텐트가 너무 낡아져서 몇년전에 방수 발수 처리 A/S를 맡겼는데 플라이의 봉제선에 심테이프가 엉망으로 발라져 있는 걸 본적이 있는터라 유명 브랜드라고 항상 A/S를 잘해주리란 기대는 안하지만 어쨌든 시도는 해 볼수 있으니.

전에 장모님이 정수사에 서하 이름으로 종 제작하는데 돈을 좀 보태신 적이 있는데 내심 종이 잘 만들어졌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하산길에 들러봤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종이 제작되어 법당 한켠에 거치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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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하 이름이 종에 새겨져 있는 걸 보니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최소 몇십년은 두고두고 이름이 남아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부랴부랴 사진을 찍어 아내에게 보냈다. 아직 종각이 지어지질 않아서 정식으로 종이 거치되려면 한참 멀었다고 하던데, 나중에 서하가 글을 읽을 줄 알게 됐을 때 데려와서 보여줘야 겠다.

장모님이 큰일 하셨다.

 

산행을 마치고 텐트로 돌아와 새벽에 눈이 오길 기대 하며 일찌감치 잠을 청했지만, 기온이 영상이었는지 새벽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 아침 내내 눈으로 바뀔 기미는 결국 안보여서 일찌감치 철수했다. 어제 밤 늦게까지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던 단체 한팀과 그 옆에 밤 늦게까지 술판을 벌이던 다른 한팀은 내 숙면을 방해하더니 일어날 기미가 없다. 똥 밟았다. 야영장으로 올라오면서 쉘터가 설치된 걸 봤을 때 건너편 야영장으로 자리를 옮겼어야 했는데…

철수 준비를 마치니 처가에 돌아가기엔 시간이 너무 이른 아침이어서, 적석사 낙조대에 잠깐 들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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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 마지막 산행 끝.

 

글로 남기는 새 텐트 소감 nemo galaxy 2p

주로 사용중인 integral designs mk1 xl 텐트는 다 좋은데 여름에 너무 덥다. 그래서 여름엔 지마켓에서 구입한 모기장을 치고 잤으나 비바람이 불때는 타프 사이로 들이친 비에 침낭이 다 젖고 너무 바람이 셀 경우는 별 수 없이 타프를 걷어야 해서,  여름에 시원하게 지낼만한 텐트를 사고 싶었다. 꽤 오랜 기간을 텐트를 추가로 구입할지 말지 고민을 하다가 나름의 기준을 정해 봤다.

1. 더블월이면서, 인너는 4면이 메쉬이고 자립 가능할 것 – 더운 계절에만 쓸 거고 평소에는 인너만 쓰다가 강한 비바람은 플라이로 막을 수 있어야 하니까.

2. 폴이 X로 지나는 돔 형일 것 – 자립해야 하고, 펙을 최소한으로 박고도 바람에 잘 견뎌야 하니까.

3. 20만원 대일 것 – 예산이 넉넉치 않고 모기장 까지 하면 이미 텐트가 네개나 되니까.

4. 2kg 안 쪽일 것 – 내가 힘이 없으니까.

조건을 정해 놓고 텐트를 골라 보니, 가장 맘에 드는 것은 hilleberg unna 였지만 예산을 많이 초과한다.

우선 순위 3번 조건 허용된 예산 안에서 4번 조건을 조금 넘기는 nemo galaxy 2p 텐트를 샀다.

일단 첫 느낌은 크다였다. 혼자 쓰기엔 공간이 아주 넓다. 더구나 플라이를 덮으면 텐트 양쪽으로 전실이 생기는데 이 공간이 더 해지면 정말 광활하다.

두번의 사용 후 느낀 장단점이다.

장점.

1. 4면 메쉬.

무더운 여름 밤에 정말 시원하다. 한여름에 선선한 산 바람을 맞으며 자는 기분은 정말 좋다.

2. 공간이 넉넉하다.

X형으로 지나는 메인 폴에 가로로 보조 폴이 하나 더 있어서 삼각형의 꼭지점의 양 옆부분을 들어 올려 줘서 공간이 죽는 걸 막아 준다. 그리고 플라이의 양 쪽으로 전실이 꽤 넓어 우천시 장비 수납이 무척 수월하다.

3. 기본에 충실하다.

X형 폴 구조이고, 플라이에는 여분의 가이라인을 걸 수 있는 측면의 고리도 넉넉하다. 액세사리로 기어 로프트와 바닥 매트가 제공된다. 이 두 액세사리는 따로 구매 해야 한다.

단점.

1. 폴.

가운데 동그란 반지 형태의 알루미늄 허브가 있고 사방으로 다리가 뻗어 나가 X자가 되는 일종의 일체형 폴이다. 이게 철수 할 때 은근히 불편하다. 폴 두개면 하나씩 접으면 되는데, 이 구조는 다리 하나 접고 나서 옆에 다리 접으려고 하면 일체형 폴이다 보니 이전에 접어 놓은 다리의 마디들이 흐트러져 지들 혼자 결합이 되고 난리다. 좀 요령이 생기니 괜찮긴 한데, 어쨌든 신경을 써야 한다.

2. 적당한 만듦새.

바닥을 두개의 천으로 이어서 만들었는지 가운데에 심테이프가 발라져 있다. 흐음… 처음에 받아서 펴보고 좀 심란했다. 이거 유지보수 품이 좀 들겠네. 그리고 내가 구입한 제품만의 문제겠지만 바닥과 메쉬 연결 부위의 한구석은 바느질도 꼼꼼하게 마감되지 않고 좀 느슨하게 되어 있고…

3. 무게.

가격을 생각하면 단점이라 하기엔 좀 애매한데,  인너가 대부분이 메쉬임에도 불구하고 무게는 2.2kg 이다. 주로 사용하는 integral designs mk1 xl 이 싱글월인데 워낙 mk1 xl의 천 자체가 두껍고 무겁다 보니, 이 녀석과 무게 차이가 없다. nemo galaxy 2p의 플라이가 양 옆으로 상당히 큰 전실을 제공하니 그 쪽에서 무게가 느는 건가 싶긴 한데… 그 덕분에 패킹 했을 때 부피도 위의 녀석과 거의 비슷하다. 패킹시 가볍고 부피작은 텐트에서 조금 멀어지긴 했지만, 이 가격이면 선방했다고 생각한다.

아직 이 텐트로 폭우를 동반한 강풍을 겪어보질 못해서 얼마나 믿고 쓸만한 장비인지 장담은 못하고, 니모라는 브랜드 값이 있으니 잘 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만 있다. 에어매트와 베개를 니모 제품을 사용한지 좀 되었는데 이 정도 제품들이면 텐트도 믿을만 하겠다 싶어 구매한지라…

제품 사진들은 인터넷에 많으니까 생략 하고 기록 차원에서 지난 밤에 자기 전에 찍은 텐트 사진 하나 남겨 둔다.

nemo galaxy 2p

끝.

올림푸스 m.zuiko digital 75mm 1:1.8

이 렌즈가 어느정도 배경을 날려줄지 무척 궁금해서 일주일동안 이 렌즈를 무상 대여 받았다.

 

서하 상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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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하 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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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만한 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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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별로 대략 배경이 날아가는 건 이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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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 환산 150mm 화각 대비 배경 날림은 그냥 FF에서 75mm 수준이라 서하를 예쁘게 찍기 위한 목적으로서는 지금 가지고 있는 d700 + sigma 70-200mm 1:2.8 하고 비교 했을 때 휴대성에서 주는 이 점 말고는 큰 장점을 못 찾겠다. 아무리 마포렌즈가 휴대성이 좋다고는 해도, 이미 니콘 FF 바디와 망원 렌즈가 있는 상태에서 마포 망원 렌즈를 구매하는 건 너무 가성비가 떨어지고 불필요한 이중 지출로 보인다.

다만 렌즈 자체의 만듦새는 무척이나 고급지고 훌륭해서 가지고 있는 70-200 이 없었다면 구매할 마음이 든다.

어린이집

수요일부터 서하가 우리집에서 지낸다. 목요일부터 회사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했거든. 어린이집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가져다 놓고 서류들 작성해서 제출하고 했더니 갑자기 학부형 된 기분이다. 당분간은 적응 기간이라 집에 일찍 온다. 적응을 잘 할까 걱정이지만, 아직까지는 그럭저럭 하고 있는 것 같다. 첫날은 아빠 옆에서 떨어질 줄 모르더니, 둘째날은 서하랑 엄마랑 같이 등원 시켜주고 나는 사무실로 올라갔는데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 그럭저럭 친구들 사이에 끼어 혼자? 놀다 왔다고 한다. 둘째날 등원을 했을 때 서하가 양떼구름반에 첫번째로 등원을 해서 선생님들 말고는 아무도 없었는데 그때는 와아 소리를 지르며 교실을 헤집고 다니며 장난감을 꺼내다가, 다른 친구가 교실에 들어오자 갑자기 얼음이 되더라고. 사회성 떨어지는 아빠 엄마의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았는지, 아직 친구들과 어울려 놀지를 못한다. 이제 이틀째니까 적응해서 친해지면 괜찮아질거라 믿는다.
편도로 한시간 반에서 두시간을 아빠와 차를 타고 가는데 걱정이다.
엄마아빠를 자각하기 시작할 즈음에 주중에 외갓집에서 지내다 보니, 외할머니 이모가 엄마인줄 아는 것 같다. 서하가 엄마와 영 친해지질 않는다.
그리고 자기 주장 강해지고 고집이 세져서 버르장머리가 없어지기 시작했다. 마트에서 바나나우유 네개들이 팩을 들겠다고 고집을 부리는데 계산때문에 뺏었더니 갑자기 바닥에 드러누워서 발버둥을 친다. 아무래도 외갓집에서는 아무도 서하를 혼내는 사람이 없다보니 버르장머리가 없어진 것 같다. 하아… 어린이집 선생님들께도 이럴 것 같다.

서하

서하 데리고 주말에 아침고요수목원 야경 보러 갔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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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하 눈에 안좋을까봐 플래시를 쓰질 못하니 야경은 전적으로 주변 조명에 의지할 수 밖에 없어서 건진 사진이 많지 않아 좀 아쉽다.

그리고 서하가 아빠에게서 떨어지려고 하질 않아서 야경도 못 찍고 서하도 못 찍은게 아쉽네.

아무리 그래도 같이 이것저것 보러 다닐수 있게 되서 참 좋다.

다음날은 인제 원대리에 있는 자작나무숲엘 갔지만, 눈은 다 녹고 길이 꽝꽝 얼어 있어, 조금 보다가 그냥 내려왔다. 다녀왔다는 사진 하나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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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iano Guys

우연치 않게 마음에 드는 음악을 발견할 때는 정말 흥분된다.

퇴근 무렵 회사 화장실 스피커에서 흐르는 음악의 멜로디가 예뻐서 다음앱으로 음악검색을 했더니 The Piano Guys 의 Beethoven’s 5 Secrets 라고 찾아줬다. 벅스에서 들어보니 그 음악이 맞다. 라이브 버전이 더 맘에 들어 구매했다. 듣다 보니 중간 중간 관객들의 환호성이 터진다. 도대체 저 환호의 정체가 뭘까? 궁금해서 유튜브를 뒤졌다.


The Piano Guys Live at Red Butte Garden – Beethoven’s 5 Secrets (Cello/Orchestral Cover)

환호성의 정체가 이거였다. 관객들 사이에 연주자들이 평상복을 입고 관중인양 앉아 있다가 사이 사이 합주를 시작하는 거였다. 구매한 곡은 뉴욕 카네기홀 실황 음반인데 아마 비슷한 상황이지 않을까 싶다.

아… 이 아저씨 연주하는 모습이 정말 정말 행복해 보인다. 연주를 다 마쳤을때는 심지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정말이지 부럽기 짝이 없고 나를 너무나 즐겁게 만들었다.

영상 시작할때 이런 문구가 나온다.

Don’t only practice your art,
But force your way into its secrets,
For it and knowledge can raise men to the divine.

Ludwig van Beethoven

말이 어려운데 어줍잖게 번역해보자면,

예술을 단지 연습만 하지 말고,
그것의 내면으로 파고들면,
예술과 지식이 인류를 신의 반열에 오르게 한다.

루트비히 판 베토벤

그래… 뭐든 단순히 설렁설렁 해서는 안되는 거다.
타고난 천부적인 재능을 잘 살려 그걸 할때 행복하다면 더 할 나위없이 좋은 것이고, 아무리 타고난 천부적인 재능이라도 그것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건 할게 아닌것 같다. 재능이 부족해 그로 인해 삶이 힘들더라도 피나는 노력으로 그것을 극복하고 그것에서 행복을 느낀다면 그 역시 좋은 것 아닐까…? 세상 다 가진듯한 표정으로 연주하는 모습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자씨가 신의 경지에 오른 덕분에 나까지 즐거워 졌어요. 고마워요.

The Piano Guys는 이 첼로 아저씨 말고 피아노 아저씨가 더 있다.

이 영상을 보고 나면 예전에 올린 이 영상(이정환 Witch House)도 같이 볼만하다.

하지만 이 아저씨들 연주 모음을 주욱 듣다보니 맘에 드는 곡이 하나 더 있는데 이거다.


첼로를 기타 퍼커시브 주법으로 뜯다니…
간만에 들으니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