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CA DG SUMMILUX 15mm F1.7 ASPH

찰떡이가 태어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아 한 손으로 들고 찍을 수 있는 가벼운 e-m5에 물릴 밝은 광각 단렌즈가 필요해 마침 일본에 출장간 동생에게 사다 달라고 부탁했더니 어제 귀국해서 집에 배달해 준 렌즈다.

요새 엔화 환율이 낮아서 수입사가 파는 것과 가격차가 꽤 난다. AS는 어차피 일이년 지나면 정식 수입품이나 내수품이나 별 차이 없을테니 내수품이라고 크게 개의치 않는다.

생각보다 무지 작더라.

구성품도 단촐하다.

조리개링은 내 올림푸스 바디에서 아무 동작을 안한다고 한다. 파나소닉 바디로 기변을 해볼까 하는 맘이 살짝 들었다.

근데 색이 그다지 맘에 들지 않는다. 뭔가 플라스틱에 은색 도료를 발라놓은 느낌이랄까…

루믹스는 파나소닉 미러리스 이름인가. 파나소닉쪽은 전혀 아는바가 없다.

내 올림푸스 바디에 마운트한 모습은 이렇다.

사진으로는 덜 한데, 금속재질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보면 꼭 플라스틱 재질처럼 보인단 말이지… 올림푸스 17mm 는 무척 고급져 보이던데, 마찬가지로 그것도 사진발이려나.

테스트로 찍어 본 사진들. 최대 개방의 배경날림이 어느정도인지가 궁금해서 최대 개방으로만 찍었다.

최대 개방인데도 해상력이 훌륭해 보인다. 번들렌즈보다 확실히 더 나아 보여.

하지만 마이크로포서즈 규격에서 얕은 심도를 기대하는 건 역시 무리였나… 광각렌즈인걸 감안하더라도 그닥 배경이 날아가지 않는구먼. 일단 렌즈알 크기만 봐도 쪼그마한 것이 나는 배경 날리기 용도는 아니오 하고 말하는 듯 하다. 원체 센서 크기가 작으니 렌즈알도 작아지는 것은 당연한 것일텐데 커다란 눈망울이 자꾸 눈에 밟히네.

라이카 LEICA DG 주미룩스(수미룩스?) SUMMILUX 라는 거창한 이름을 달고 있는 이 물건, 무척 작은 크기에 af 잘 잡히고, 만듦새도 훌륭하고, 해상력 좋고 가격만 제외하면 만족스럽다.

사실은, 이 렌즈가 돈 값을 할까에 대해서, 라이카 딱지만 붙인 이 파나소닉 제조 렌즈가 얼마나 좋겠어 하는 생각이 반, 그래도 라이카 딱지가 붙었는데 이름값은 하겠지 하는 생각이 반이었는데, 테스트로 몇장 찍어본 지금 아직 그 생각엔 변함이 없다. 현재 보유중인 렌즈 중 2번째로 비싼 렌즈니 내게는 꽤 고가 축에 속하는데 그 만한 값어치를 하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고, 좀 더 써 봐야 알것 같다.

끝.

동생의 선물

동생이 일본에 출장을 다녀오는 길에 내 렌즈와 더불어 맛난 청주를 사다줬다. 지난 번에 출장 다녀올때 사다준 청주가 맛나길래 이번에도 한 병 사다달랬거든. 사실 뭐가 뭔지 난 자세히 모르고 그냥 맛있다고 어디서 그러는거 이름만 복사해다가(한자, 일본어 모른다) 서너개 알려주고 근처에 팔면 하나 사다 달라고 했는데 마침 있더라고 종류별로 세 병이나 사왔네. 

청주 세 병에, 와인 한 병에, 안동소주 한 병에, 한씨가 예전에 챙겨준 중국 지역 맥주 마시고 남은 하나.

캬하하하 맛난 술이 식탁에 가득이다. 보고 있으니 흐뭇하구만 (베란다엔 마트표 세계 맥주가 6개 한팩이 더 있어서 당분간 식탁 위 이 아이들은 좀 더 아껴뒀다 마실 수 있다).

끝.

바람아래 해수욕장

마음을 다독이고 스트레스를 풀어줘야 할 때가 왔다. 강화도는 사람이 미어 터질터라 멀리 안면도 바람아래 해수욕장에 다녀왔다.

장마가 왔다길래 내심 비가 오는 금요일밤을 기대했으나, 날씨가 점점 맑아지더라.

#1.

잘 준비 마쳐놓고 사진 좀 찍고  자리로 와서 맥주 한캔 마시고 있는데, 옆 텐트 부부가 와서 고기 같이 먹자 신다. 같이 앉아 이런저런 얘기 하다보니, 새벽 네시가 다 되가고, 아침에 일찍 서울로 올라가야 하니, 이만 자러 들어갔으나 아침엔 해루질 하고 온 분들의 장비 해체 소리에 7시에 일찌감치 잠이 깼다.

#2.

넉살좋고 흥 많으신 형님, 누님. 덕분에 잘 먹고 잘 마셨습니다

바람아래해수욕장은 처음 와본지라 주변을 휘휘 둘러봤다.

#3.

#4.

#5.

#6.

경치 좋고, 야영장 환경도 좋고. 이번엔 사람들이 많지 않았는데, 여름에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때 그때 보고 샛별 해수욕장을 갈지 바람아래 해수욕장으로 갈지 정해야 겠다.

올림푸스 olympus om-d e-m5, m.zuiko 12-50mm 1:3.5-6.3

끝.

동네 소경

어지간히 피곤했던지 일찍 잤는데도 아침 느즈막히 일어났다. 부슬비가 내린다. 아, 어제 야영갔으면 텐트에 톡톡 거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일어났을 텐데, 아쉽기 짝이 없구나.

늦은 아침을 먹고 아내랑 수영 한판 하고 돌아오는 길에 보니 장미가 예쁘게 피었더라. 다시 집에서 사진기 챙겨 나와 비오는데 길가에 쭈그려 앉아서 몇장 찍었다.

#1.

#2.

#3.

이 맘 때만 볼 수 있는 풍경들.

그 때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것들.

올림푸스 olympus om-d e-m5, 헬리오스 helios-44 58mm 1:2

끝.

별 헤는 밤

석가탄신일 연휴를 앞둔 금요일 밤, 퇴근 후 여느 때 처럼 다녀온 강화도.

항상 야영가려고 폼 잡은 날은 야근이 생기더라. 밤 10시가 넘은 시간에 사무실에서 나온 터라, 야영장에서 짐 풀고 정리하고 나니 1시가 다 되간다.

#1.

서울에서 출발 할 때 하늘을 보니, 초승달에 날씨도 맑아서 잘됐다 싶었지만, 야영장에 도착해서 하늘을 보니, 이거 뭐… 구름이 상당해서 망했다.

그래도 이렇게 저렇게 해 보다 결국 포기하고, 맥주나 한캔 마시면서 음악 좀 듣다가 느즈막히 잤다.

#2.

토요일, 일요일은 다행히 구름 없이 맑다는 일기 예보에다 초승달이 너무 아쉬워 토요일 밤에 다시 강화도를 찾았다.
이번엔 야영은 안하고 사진만 찍고 후딱 돌아갔다. 귀에 이어폰 꼽고 노래를 타이머 삼아 사진기에 릴리즈 걸어놓고 멍 하니 별 보다 왔다.
강화도는 이제 금요일 밤에도 야영장에 빈자리가 거의 없고, 아침엔 8시만 되도 무척 소란스러워져서, 추워질때까지 당분간 강화도에 야영은 그만 가야겠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좀 더 멀리 야영을 떠나야 할 시기가 왔네. 하아…
니콘 nikon d700, 토키나 tokina at-x 17 1:3.5
끝.

푸른 알약

푸른 알약 / 프레데릭 페테르스 지음 / 유영 옮김 / 세미콜론

세상 모든 일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길 바라지 말라. 그저 되어가는 대로 받아들여라.

– 에픽 테투스

요새 뭐해먹고 살지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은데, 한씨가 페이스북에 책 읽었다고 올려놓은 이 구절을 보니 요즘 고민중인 것들에 대한 도움이 될 것 같아 빌려다 읽었다.

내용은 지금도 진행중인 평범하지 않은 연애 이야기를 주인공이자 작가인 남자의 시점에서 이야기 한다.

책의 초반은 첫 만남의 기억에서부터, 느낀 그대로를 직설적으로 얘기하고 사람 놀리기 좋아하는 여자와, 속내를 표현 못하고 쩔쩔매는 순둥이 남자의 에피소드들로 가슴 설레게 한다. 서로에 대한 감정을 조심스레 털어 놓는 두근대는 순간까지 여느 연애 이야기와 다름 없다. 순탄할 것 같던 평범한 연애 이야기는 이 순간 반전이 됐다.

여자는 에이즈 보균자이다.

사랑은 잔혹한 여신이다. 이 여신은 모든 다른 신들처럼 한 인간의 모든 것을 소유하려 하며, 인간이 자기에게 영혼뿐만 아니라 육체적 자아까지도 희생하지 않으면 만족하지 않는다. … 이 숭배의 극치는 자기희생이며 자살이다.

– 비판적 비평 / 에드가 바워 [각주:1]

연인 관계에서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헌신은 결국 파국을 맞는다. 생명에 치명적인 불치/전염병 보균자인 여자와 평범한 남자인 두 연인 사이에서 헤게모니는 남자에게 있다. 언제든지 연인을 떠날 수 있다. 하지만 남자는 그리하지 않고 이 이야기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이 책은 남자의 무조건적인 자기 희생 신파 이야기가 아니다.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한 두 사람 나름의 타협점을 찾아가며 갈등의 증폭을 줄여 가고, 연인에 대한 존경으로 연인이 느낄 죄책감을 따뜻하게 보듬어 준다. 물론 평범하지 않은 여자친구를 사랑하기 때문에 따르는 자기 희생은 크다. 이 여자친구와는 성관계시 평생 콘돔을 사용해야 하며[각주:2], 이혼녀인 여자친구와 전 남편과의 사이에 생긴 아이까지 챙겨야 한다. 사소한 상처에도 감염이 두려워 밤을 지새고 병원으로 달려가고, 연인에 대한 동정과 사랑 사이에서 스스로에게 화를 낸다.

이 책은 전지적 작가 시점이 아니기에 여자의 복잡다단한 심리에 대해 자세한 묘사가 나오지 않고 대신 남자의 입장에서 느꼈던 감정들로 대리 묘사된다. 그렇지만 여자도 마찬가지로 연인에 대한 죄책감, 미안함, 자기연민 그리고 사랑의 감정들이 뒤섞여서 관계를 지속해 오는게 마냥 쉽지만은 않았으리라.

사랑은 사랑하고 있는 사람의 생명과 성장에 대한 적극적 관심이다.

– 사랑의 기술 / 에리히 프롬

아이는 엄마로부터 수직감염되어 항상 죽음과 직면하고 있고 여자 역시 마찬가지다. 조그마한 부주의로 남자도 감염 될 수 있다. 자신들보다 아이가 먼저 죽음을 맞이할까봐 두렵다.

남자가 꿈속에서 만난 매머드와 이런 대화를 나눈다. “난 말이야, 이따금 내가 이 상황을 잘 헤쳐가고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곤 해. … 난 편이나 들어주고 도와줄 뿐이지. 그래서 균형을 잡으려면, 내가 모든 걸 긍적적으로 바라봐야 해.” “아마 이 병은 자네한테 최악의 불운이자 최고의 행운이 될 거야. 가장 본질적인 것에 눈을 뜨게 해 줄지도 모르지.”

본의 아니게 병에 대해 공부하게 되었고, 사회제도에 의해 격리되는 것에 대해 분노한다. 아이를 갖게 해 줄거냐는 여자의 물음에 선뜻 대답 하지 못 하며, 운이 안 좋으면 자신도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에 두렵고 화가 난다. 이 연인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지극히 평범하고 행복해야 할 것들을 누릴 수 없음에 대한 분노를 스스로 다스려 가며, 그 안에서 그들만의 행복을 찾아가며 살아낸다.

“난 카티가 정말 좋아. 예전부터 줄곧 그랬어. 게다가 우린 모든 면에서 완벽하게 맞는 커플이야.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라는 게 이런 것 아냐? 그러니 이따금 성기에다 20분의 1밀리짜리 얇은 고무를 끼워야 한다는 이유로 이 모든 걸 포기할 순 없잖아.”

빌린 책이 증보판이어서 그런지 그 후 뒷 얘기들이 있다.

자라서 열여섯이 된 아이의 인터뷰, 둘 사이에 태어난 감염되지 않은 아홉살 딸,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자의 말, 삶은 아름다워요!

내 입장에서 보면 나보다 훨신 높은 강도의 인간적인 고민들을 끊임없이 하며, 그에 분노하고, 그렇게 사는게 지치긴 하지만, 그들은 내가 보기에 이미 세상을 달관했다고나 할까. 농담으로 부부는 의리로 산다고 하지 않던가. 살면서 만나게 되는 역경과 고난들은 사랑만으로는 넘을 수 없고 서로에 대한 존경과 연민, 책임이 뒤따랐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한다. 물론 그 과정들이 무척이나 힘겨워 보이고 지쳐 보이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덮으면서 엷은 미소를 짓게 됐고 내 인생을 사는데 조금의 지혜를 얻었다고나 할까.

  1. 비판적 비평을 읽은게 아니고,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삶이냐”에 나오는 인용구이다. 몇년째 다 읽지 못하고 중간에 덮고 있다. [본문으로]
  2. HIV 바이러스가 혈액, 정액, 질액에 가장 많다고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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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풀떼기

아파트 주차장 풀밭에 석양에 반짝이는 민들레 홀씨를 찍으러 갔는데 시간이 너무 늦었다. 옆단지 아파트 너머로 해가 이미 넘어가는 중.

#1.

이거 한장 찍고 아직 햇빛이 남아 있을 것 같은 구암공원으로 갔다.

#2.

여기도 마찬가지로 아파트가 높아 해가 꽃까지 떨어지긴 글렀다. 게다가 민들레 홀씨는 없고 토끼풀만…

#3.

아쉽지만 오늘은 이 정도로 하고, 담엔 한강 공원으로 나가야 할 듯.

올림푸스 olympus om-d e-m5, 헬리오스 helios 58 1:2

끝.

아카시아

저녁먹고 아내랑 동네 뒷산에 산책 다녀왔는데 벌써 아카시아 꽃이 피기 시작한다. 초저녁 산 공기가 참 달달하다.

한 송이 꺾어서 몇 개는 따서 먹고 향이 좋아서 나머지는 그대로 집으로 모셔왔다.

산비탈에 있는 학교를 다녔는데 학교 뒷산이 온통 아카시아 나무여서 여름만 되면 온 동네에 아카시아 꽃 향기가 진동했다. 초 여름날 자전거로 퇴근하고 옥탑방 마당에서 맥주 한 캔으로 땀을 식히노라면, 산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실려 온 아카시아 꽃 향기가 얼마나 달콤하던지… 학교 근처에서 꽤 오랫동안 자취를 했던 터라 이걸 당연하게 여기며 지냈었는데,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 와서보니 이게 정말 큰 선물이었다.

그리고 보니, 지금 사는 동네로 이사 온지도 어느새 6년째다. 시간이 벌써 이리 지났다니… 하긴, 일정 주기로 교체해야 하는 자동차 소모품 중, 교체 주기가 꽤 긴 것 중에 타이밍벨트가 있다. 이걸 갈 때가 언제 올까 했는데 엊그제 이 걸 갈았으니. 10살이 된 부릉이 나이만큼이나 나도 나이를 먹어가는구나.

끝.

강화도 야영

노동절 연휴를 앞둔 목요일, 밤 10시 넘어서까지 계속된 야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11시가 넘었다. 전날 아내에게 오늘 밤에 산에 다녀오겠다는 얘길 했지만 일이 이렇게 늦게 끝날 줄은 생각을 못했던지라 맘이 조급하다.

12시가 다되가는 시간에 졸려하는 아내를 먼저 재우고, 배낭을 꾸려 나오면서 하늘을 보니 보름달에 가까운 하현이더라. 배낭에 사진기를 챙기긴 했지만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도착해 숲속에선 별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자리를 정리하고 별 찍기는 포기하고 대신 텐트 쪽으로 사진기를 돌려서 릴리즈를 걸어두고 내버려 뒀다.

#1. 뭐가 보이나.

집에서 가져온 맥주 한 캔을 따서 하늘을 쳐다보니 별도 없고 암 것도 안보인다. 달이 너무 밝아…

내일이 금요일이면서 노동절이라 어찌 보면 연휴 전날이긴 하지만 주중이라 그런지 조금 아래 쪽에 잠이 든 텐트 한 동이 있을 뿐 고요하기 짝이 없다. 가끔 저 아래 도로에 차 지나가는 소리, 마른 나뭇가지가 떨어지면서 나는 툭툭 소리, 멀리 건너편 계곡에서 줄기차게 울어대는 희미한 개구리 울음 소리 뿐인데…

#2. 쫄았다.

갑자기 건너편 능선에서 휘~이 휘~이 휘파람 소리 같은 새 소리가 들려서 깜짝 놀랐다. 아씨… 간 떨어지는 줄 알았네.

한 밤중에 귀신 소리 내며 우는 새는 찾아보면 호랑지빠귀 한종류만 나오는데, 이 새는 봄 부터 가을까지 우리 나라에 머무는 여름 철새라고 나와 있다. 요즘은 기온이 따뜻해져서 남부 지방에서 겨울에도 목격된다고 하더라만, 여긴 남부지방도 아닌데 왜… 난 한 겨울에도 저 소리를 들었던 거냐.

사람이 욕심이 없으면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어렵고, 욕심이 지나치면 이루지 못한 목표 때문에 삶이 괴롭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이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것이 위태위태 하고 힘에 부친다. 그 중도라는 것은 뭘까… 답은 나 밖에 모를 것인데 도무지 결론이 나질 않는다. 무언가 답을 찾고자 여길 온 것이 아니라, 이 생각을 떨치고자 온 것인데 저 귀신 소리가 이 생각을 갑자기 끄집어 낸다. 머리 아프다. 잠이나 자자.

새벽 늦게 잔 관계로 아침 늦게 일어났다. 연휴 시작을 맞아 아침 10시경이 되니 아래 사이트에서 텐트를 치며 깔깔 대는 소리, 최신 댄스 음악 소리가 들린다. 아… 시끄럽고 번잡스러워진다. 집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왔다. 느릿느릿 침낭 밖으로 나와 삼각대와 사진기를 챙기고 나서, 개수대 가서 물을 조금 받아와서 시에라 컵에 붓고 버너에 불을 붙였다. 라면 하나를 쪼개서 끓여 가면서 먼저 익은 면 먹기를 한다. 마지막 국물까지 흡입 한 후, 입가심으로 밤에 마시다 남은 맥주를 한 모금 들이키면서 위 사이트를 보니 아저씨가 혼자 타프를 치시느라 타프 폴과 씨름을 하고 계신다. 줄을 먼저 땅에 박아야 수월 할텐데 혼자말을 중얼거리면서 침낭을 걷고 텐트를 걷었다.

내려오면서 보니 주차장에 가까운 산 아래 야영장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하다. 30명 가량 몰려온 단체는 아침부터 삼겹살에 술 파티가 한참이다. 주변은 아이들과 온 가족 텐트들이 가득인데 왜 저러나…

다음엔 더 일찍 집에 가야겠다 생각하며 차 막히기 전에 후딱 집으로 돌아왔다.

d700, 토키나 tokina at-x 17mm 1:3.5

끝.

라일락

오후에 김포 아울렛에 나갔다 돌아오는데, 아파트 주차장 화단에서 향기로운 냄새가 나길래 봤더니 라일락이 가득이다. 한참 벚꽃과 목련이 피더니 이제는 라일락이구나.

#1.

#2.

#3.

올림푸스 olympus om-d e-m5, 헬리오스 helios 58 1:2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