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하

엄마가 뽀뽀 했다고 심통이 났다.

날이 너무 더운데 한강 좀 나가면 바람이 좀 불까 해서 방화대교 아래 서늘한 바람이 생각나서, 서하를 데리고 방화대교로 걸어가는데, 하아… 한강변은 바람이 전혀 안 불고… 방화대교 가려면 아직 좀 남았는데, 서하는 졸린지 울어대기 시작하고…

서하도 힘들고 엄마 아빠도 힘들고.

셋 다 고생만 한 아무 의미없는 나들이.

서하야 미안.

오는 길에 집 앞 이디야에 들러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시원한 음료수 마시면서 땀 좀 식히고 좀 놀다가 집에 들어와서 서하 목욕 시키고 찬 물에 샤워하고 나니 이제 좀 살 것 같다.

끝.

서하

드디어 이가 났다. 아랫니 두개가 쏘옥 난지 두어주가 지났다.

토요일에 로이터 사진전에 서하를 데려 갔는데 어두운 전시장만 들어가면 뭐가 맘에 안드는지 큰 소리로 옹알이를 하는 바람에 중간중간 못 본 사진들이 있었다. 아쉽지만 뭐…

이번 주말엔 서하를 처가에 데려다 주고 집으로 돌아오려는데, 낌새가 이상한걸 느꼈는지 자꾸 안길려고만 하고 떼 놓으면 울어버린다. 하아… 짠하다. 엄마 아빠에게 애착이 생긴건가.

서하가 뻥튀기 먹느라 한 눈 파는 사이 인사도 못하고 몰래 빠져나왔다.

다음 주엔 미리 돌 사진을 찍을 예정이다. 돌은 9월 이지만 그 때엔 걸어다녀서 사진 찍기 어려울테니 걷기 직전에 찍자는 사진 작가님의 의견에 따라 두어달 전에 미리 찍기로 했다.

주말에만 보다보니 서하의 소소한 일상을 놓치는 것 같아 아쉽고 서글프다.

끝.

이동 소감

지난했던 대기 기간이 끝나고 오늘 새 조직으로 첫 출근했다. 새로운 회사로 이직한 느낌이다. 낯선 이들과, 낯선 용어들과, 낯선 시스템들이 긴장하게 한다. 이전 조직에서의 매출 압박과는 다른 내 개인의 조바심과 다급함이다.

예전에 문서 수집 업무를 했을 때 데이터를 정규화 하기 위한 수작업들이 있다. 와서보니 여기는 그 수작업의 끝판왕이다. 차이가 있다면 별도의 운영 조직과 운영자가 있다는 점. 이런 업무에서는 시스템을 개선하고 기능을 붙여가면서 다루게 되는 이러저런 데이터 정제작업에 대한 소소한 재미로 지내게 되는것 같다.

매출 압박에서 자유로운 백엔드 조직 특유의 개발 문화가 반갑고, 좀 당황스럽게 수다스러운 동료들이 재밌다. 익숙해지고 편안해진 것들과는 잠시 안녕을 고해야겠다.

서하

서하 데리고 주말에 안면도에 야영 다녀왔다.

차에 물건 가지러 왔다가, 차창에 비친 일몰이 무척 예쁘길래…

밤에 별이 무척 많았는데, 삼각대를 두고 와서 그냥 눈으로만…

아침에 자고 일어나서 기분이 무척 좋으신 으르신.

이제 좀 있으면 날도 더워지고 모기도 극성일 테니, 서하랑 같이 하는 야영은 9월이나 되야 할 것 같다.

올림푸스 olympus om-d e-m5, 파나소닉 panasonic 라이카 leica dg 수미룩스 summilux 1:1.7/15 asph

끝.

서하

서하를 야영장에 데려 갔다.

엄마 아빠가 하는 것은 죄다 따라 한다. 수박 껍질 쥐더니 입으로 가져가서 몇번 씹어보고 인상쓰면서 뱉어버렸다.

집으로 돌아오기 전에 들른 강화도 매화마름.

물에 적신 수건으로 얼굴을 씻겼더니 심통이 났다. 얼굴 만지는 걸 아주 싫어한다.

금세 기분이 좋아졌다.

고집이 세지고 자기 주장도 강해졌다. 뜻대로 안되면 악악 거린다. 요녀석 말만 해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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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강화도

꽃향기 향긋한 함허동천 계곡.

야영장 시원한 나무그늘에 앉아 즉석 스프 끓여서 한 사발 하고, 집에 왔다.

아내가 서하랑 처가에 간 사이, 수영 한판 하고 돌아 오는 길에 남긴 동네 소경.

니콘 nikon d700, 니콘 nikon 50mm 1:1.4 ai-s, 마지막 두장은 니콘 nikon af 50mm 1:1.4d.

끝.

동네소경

해지기 전에 남긴 장미.

우리동 주차장 장미.

해가 슬슬 넘어가려 한다.

구암공원 장미.

해넘이 막바지.

옆 동 주차장에 핀 장미는 종이 다른가… 무척 색이 진했다.

여긴 이미 해가 졌다.

올림푸스 olympus om-d e-m5, 파나소닉 panasonic 라이카 leica dg 수미룩스 summilux 1:1.7/15 asph

끝.

서하

주말마다 만나다 보니 볼 때 마다 부쩍 커 있다. 손 움직임이 정교해 지니 이젠 책을 찢고 논다. 조심해야 겠다.

다리 힘도 세져서 손으로 짚거나 기댈 만한 게 있으면 기대서 일어나 보려고 하지만… 거기까지. 아직은 다리 힘이 모자라서 저러다 풀썩 무릎 꿇는다.

저러다 언제 앞으로 넘어져서 코 깨질까 싶다. 잡아야 겠어.

올림푸스 olympus om-d e-m5, 파나소닉 panasonic 라이카 leica dg 수미룩스 summilux 1:1.7/15 asph

끝.

마포 25.8 / FF 50.8 뭘 택할 것인가?

서하가 점점 자라니 서하와 한 두 발자국 더 떨어져서 찍어도 배경을 적당히 날리고 싶어서 50mm 화각의 렌즈를 기웃거려봤다. 현재 d700에 mf 50.4가 있긴 하지만 mf로 움직이는 서하를 찍는건 괴로운 일이라… 다나와에서 찾아보니 신품가 28만원짜리 마포 올림푸스 25.8과 12만원짜리 FF 니콘 af-s 50.8d가 맘에 드는데, 이 둘의 배경날림 차이가 어느 정도일지 궁금해졌다. 마포가 잘 안날아가는건 당연지사이겠지만, 지금 가지고 있는 마포 15.7 렌즈를 써 보니 배경날림이 제법 예쁘더라고. 더구나 서하랑 같이 다니려면 아직은 짐도 많고 최소 손 하나는 자유롭지 못해서 이왕이면 마포 쪽이 더 끌린다.

아래 사이트에서 두 화각의 렌즈를 시뮬레이션 해 봤다. 조건은 인물과의 거리 1.5m, 배경과의 거리 10m 에서 상반신 샷.

http://dofsimulator.net/en/

FF 50.8

마포 25.4

마포 25.8

시뮬레이션 결과 배경날림에서는 50.8 을 못 따라 간다. 하아… 마포에서 배경날림은 이다지도 힘든거냐.

수치적으로 계산을 하는 방법이 뭔가?

아래 페이지가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을 해 준 편이서 여기 내용을 좀 인용해 보겠다.

http://www.marcuswinter.de/archives/1703

Figure 2: Basic quantities for bokeh calculations:

a – object distance
b – image (sensor) distance
f – focal length
A – lens aperture
w -sensor size
d – size of booked disk

d ≈ A * f / a = f ^2 / aNf

출처 : http://www.marcuswinter.de/archives/1703

파란선은 피사체가 a위치에 있을 때, 빨간선은 피사체가 무한대 거리에 있을 때(위의 시뮬레이션으로 보자면 파란선은 아가씨, 빨간선은 뒤의 시내 배경이라 보면 된다), d가 보케의 크기 이다. 보케 크기가 배경날림 정도와 어느정도 연관성이 있다고 보이므로 이 값을 배경날림의 정도로 보자.

식에 따르면,

조리개 구경이 넓거나(또는 조리개가 1.4일수록 유리하겠지), 초점거리가 길거나, 피사체와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보케가 커진다 혹은 배경이 많이 흐려진다.

이를 마포와 FF에 적용해 보면 아래와 같다.

출처 : http://www.marcuswinter.de/archives/1703

센서 사이즈가 작아질 경우, 화각을 동일하게 하기 위해서(화각 세타)는 초점거리가 그 만큼 작아져야 한다. 여기서는 f’이 마포, f는 FF 로 보면 되겠다.

따라서, 동일 화각으로 같은 거리 a의 피사체와를 같은 거리 배경으로 상반신 인물을 찍는다면, 위의 그림 상 동일 조리개직경 A에 대해 마포 25는 50.8d 보다 초점거리 f가 줄어들게 되어 아무리 해도 50.8d 보다 배경 흐림이 좋아질 수가 없다.

다른 조건은 그대로 두 되, 동일 조리개직경 조건을 빼고, 동일 조리개 값 N으로 조건을 변경해 보면,

조리개값 N = 초점거리(f) / 조리개직경(A)
출처 : http://fantasy297.tistory.com/212
(위 출처에서는 N을 F라 표현하고 있는데 맨 위 출처 글과 맥락을 맞추기 위해 여기서는 N이라 바꿔 부르겠다.)

N은 위의 fantasy297 블로그에서 설명했듯이 무차원수이므로 초점거리(f)가 줄어든 만큼 조리개 직경(A)이 작아지게 되어(실제로 마포 25.8 렌즈는 크기가 무척 작다), 배경 흐림 정도가 50.8d보다 못하다.

이를 직접 손으로 그려 봤다.

위의 그림에서 보듯이, 동일 화각 세타에 대해 마포는 센서 크기가 FF보다 작기 때문에 바디도 작게 설계 할 수 있고, 위의 그림처럼 동일 화각에 같은 광량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초점거리가 짧아진 만큼 훨씬 작은 조리개구경으로도 충분하게 되며 이는 렌즈의 소형화와 연결이 되어 결국 전체 시스템의 크기가 무척 작아지는 효과가 생긴다. 이는 휴대성의 극대화라는 마포 시스템의 뛰어난 장점중 하나이다.

마포 25.4는 아니고 15.7 렌즈라 FF 50.4와 직접적인 비교는 아니지만, FF는 렌즈 구경부터 해서 바디 덩치까지 부피가 상당하다. 더군다나 저 덩치 무게는 어쩔…? 한손으로 서하 안고 다른 한 손으로 저 덩치 들고 다니려면 장난 아니다.

마포가 내 기준으로 배경을 날리는 용도로는 좀 부족하지만, 서하와 함께 나들이 갔을 때 편하게 사진기를 휴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살을 내주고 뼈를 취했다고 하면 너무 극단적인가.

니콘 50.8d보다 마포 올림푸스25.8을 택하는게 오히려 배경이 잘 안날아가는 덕분에 덩달아 서하와 어디를 함께 갔는지 배경에 잘 드러나므로 나쁘지 않은 선택일것 같다.

마포 25.8도 이론상 피사체에 더 가까이 가면 경우에 따라 니콘 50.8d 만큼의 배경날림이 가능하나 50미리 화각으로 같은 상반신을 찍는다면 가까이 갈 수 있는 최소거리 제약이 있기 때문에 25.4로 상반신을 찍더라도 딱 25미리 만큼의 배경날림만 가능하다

여기서, 배경이 얼마나 아름답게 흐려지느냐는 별개 문제다.

그렇다면, 동일 초점거리 동일 최대 개방에서 니콘 50.4d와 대구경 시그마 50.4 art의 배경흐림 차이는 왜 발생하는가?

시그마 art가 배경흐림 해상도 보케 등의 처리를 더 좋게 하기 위해 특수 렌즈가 더 들어갔고 렌즈가 많아져서 그 만큼 어두워지니 광량 보정을 위해 구경을 키워 광도를 더 세게 하는 건가? 아니면 구경이 큰 건 단순히 해상력을 높이기 위함인가… 추측이다. 이건 좀 더 자료를 찾아보고 보충하는 걸로.

배경을 휙휙 날려서 서하 사진을 예쁘게 찍는게 목표로 바뀐다면, 마포는 깔끔히 포기하고 d700에 시그마 50.4 art 버전을 들이는게 최대 효과를 얻겠다. 가성비를 따지더라도 d700에 50.8d 를 택하는게 낫다.

2016.06.13 추가 : 여기서 설명하는 내용도 좋다. http://blog.envision.co.kr/32

끝.

제주여행

이번엔 서하 데리고 멀리 제주도로 2박 3일 여행을 다녀왔다. 서하가 비행기를 잘 탈 수 있을까 걱정 했는데 아무 문제 없이 잘 다녀와서 다행이다.

아침에 숙소에서 서하 밥 챙겨주고 길을 나서서 중간 중간 기저귀 갈고 밥 먹이고 하다 보니 우리 끼니 때를 놓치기 일쑤고 해서 밥도 제때 잘 못 먹고 하루에 세 곳 정도 다니면 많이 다닌 여행이었지만, 같이 구경 다니는 것 만으로도 좋더라.

#1.

차 주문하러 잠깐 자리 비운 사이에 옆 테이블 중국 아가씨들이 서하한테 와서 같이 사진 찍고 가서 아내가 무척 당황 했던 애월의 한 카페.

#2.

인테리어가 참 독특했다.

#3.

둘째날 절물 휴양림 휘휘 돌아보고, 카멜리아언덕 가서 또 휘휘 돌아보다가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해서 서하가 감기걸릴까봐 일찌감치 숙소로 복귀했다. 이번 여행은 항상 저녁 무렵엔 숙소로 일찌감치 복귀를 해서 서하 저녁 먹이고 씻기고 했네.

#4.

셋째날 이호태우 해변. 양말 벗기고 바지 좀 걷어올리고 모래사장 위에 세워 줬더니 울상을 짓고 싫어해서 얼른 안아올렸다. 바닷놀이는 좀 더 많이 큰 후에 해얄 듯 하다. 서하가 목욕은 참 좋아하는데 이건 그닥 안 좋아하는구만.

#5.

오설록 녹차 밭 가서 롤케익 하나 먹으려다가 줄이 길어서 일찌감치 포기하고, 밖으로 나와서 녹차밭 사진이나 한 장 찍고 바로 다음 장소로 이동, 가는 길에 맥도널드 들러서 서하 자는 틈에 맥도널드 주차장에서 햄버거 하나씩 먹었다.

#6.

서하한테 그림 구경 좀 시켜주려고, 이중섭 미술관 가서 그림좀 보고 공원 산책좀 하다가 섭지코지에 있는 아쿠아리움 구경하러 갔다.

#7.

요금이 성인 일인에 사만원 돈인데, 인터넷으로 미리 구매하면 반값에 표를 구할 수 있는 것을 보고 구경하려는 의지를 상실했다. 그냥 섭지코지나 휘휘 둘러보니, 벌써 공항으로 떠나야 할 시간이 다 됐다. 공항으로 떠나기 전에 서하 밥 먹고 기저귀 갈았다.

서하가 여행을 하는데 큰 부대낌 없이 같이 잘 돌아 다녀줘서 무척 다행이었다.

이번에 서하랑 같이 돌아다녀보니, 아직은 작고 가벼운 미러리스가 짱! 여행 떠나기 전에 번갈아 쓰려고 니콘 d700에 시그마 24-60을 물려서 가져오긴 했으나, 한번도 꺼내질 않게 되더라. 서하 짐에 유모차 아기띠 만으로도 내 손은 이미 한 가득이다.

이번 제주 여행 때 설한형, 같이 일했던 직장 동료 에드, 제럴드 얼굴 한 번 보고 와야지 했지만, 도통 짬을 낼 수가 없더라. 서하가 대여섯살은 되야 짐도 좀 줄고 시간도 여유가 생길 것 같다.

올림푸스 olympus om-d e-m5, 파나소닉 panasonic 라이카 leica dg 수미룩스 summilux 1:1.7/15 asph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