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부터 서하가 우리집에서 지낸다. 목요일부터 회사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했거든. 어린이집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가져다 놓고 서류들 작성해서 제출하고 했더니 갑자기 학부형 된 기분이다. 당분간은 적응 기간이라 집에 일찍 온다. 적응을 잘 할까 걱정이지만, 아직까지는 그럭저럭 하고 있는 것 같다. 첫날은 아빠 옆에서 떨어질 줄 모르더니, 둘째날은 서하랑 엄마랑 같이 등원 시켜주고 나는 사무실로 올라갔는데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 그럭저럭 친구들 사이에 끼어 혼자? 놀다 왔다고 한다. 둘째날 등원을 했을 때 서하가 양떼구름반에 첫번째로 등원을 해서 선생님들 말고는 아무도 없었는데 그때는 와아 소리를 지르며 교실을 헤집고 다니며 장난감을 꺼내다가, 다른 친구가 교실에 들어오자 갑자기 얼음이 되더라고. 사회성 떨어지는 아빠 엄마의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았는지, 아직 친구들과 어울려 놀지를 못한다. 이제 이틀째니까 적응해서 친해지면 괜찮아질거라 믿는다.
편도로 한시간 반에서 두시간을 아빠와 차를 타고 가는데 걱정이다.
엄마아빠를 자각하기 시작할 즈음에 주중에 외갓집에서 지내다 보니, 외할머니 이모가 엄마인줄 아는 것 같다. 서하가 엄마와 영 친해지질 않는다.
그리고 자기 주장 강해지고 고집이 세져서 버르장머리가 없어지기 시작했다. 마트에서 바나나우유 네개들이 팩을 들겠다고 고집을 부리는데 계산때문에 뺏었더니 갑자기 바닥에 드러누워서 발버둥을 친다. 아무래도 외갓집에서는 아무도 서하를 혼내는 사람이 없다보니 버르장머리가 없어진 것 같다. 하아… 어린이집 선생님들께도 이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