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프레스로 이사

티스토리에서 10여년간 작성해온 글들을 퇴근 후 짬짬히 며칠에 걸쳐 워드프레스용 import xml을 생성하는 스크립트를 작성해서 모두 복사해 왔다. 예전에 올렸던 이름모를 어느 서비스의 동영상 재생기 부분이 안된 것 말고는 잘 복사된걸로 보인다.

티스토리의 서비스에 대한 관점이, 그 중에서 특히 백업 기능에 대한 관점이 많이 아쉽다. 서비스 운영/개발팀 입장에서의 그 결정을 납득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철저히 사용자 입장에서 바라봤을 때는 무척이나 받아 들이기 어려운 결정이다. 백업 기능은 복원기능이 제공되지 않는 티스토리의 상황에서 일반적인 사용자에게는 별 쓸모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소한의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는 점에서 그 기능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고 생각한다. 그 기능의 사용 횟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단 얘기다.

사람들이 예전에는 손으로 노트에 적던 일기들을 SNS상에 남기게 된지 오래 됐다. SNS가 일종의 일기장 역할을 대신 하는 셈인데, 티스토리가 없앤 이 백업 기능은 저 서버들의 cloud 어딘가에 떠 있는 내 일기들을 내 책장 즉 내 피씨에 내려 받아 주는 역할을 해주었다. 그리고 내 일기를 품고 둥둥 떠 있는 저 구름은 내 소유가 아니란 말이지. 구름이 언제 어디론가 날아가 버릴지 모르는데 내려 받을 방법이 없다는 불안하기 짝이 없는 이 상황은 견딜수 없는 짜증을 유발시켰고, 결국 10년간 이용해온 티스토리를 버리고 이사를 해 왔다. 10년전 티스토리를 이용하기도 전에 개인 서버에서 홈페이지를 운영하던 시절, 백업도 없이 일부 데이터를 유실했던 경험이 있던 터라 더욱 더 이 상황이 불안하게 여겨진듯 하다.

내가 이용중인 서비스가 쇠락해 가는 과정을 지켜 보는 것은 참 서글프다. 특히나 그 서비스가 사용자 생산 컨텐츠가 저장되는 서비스이고, 내가 생산한 컨텐츠가 많으면 많을 수록 더욱 그 감정은 증폭된다. 이번 티스토리의 기능 중단 결정이 쇠락의 신호가 아니기를 부디 바라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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