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하랑 온천을 가려고 했으나 방수기저귀가 필수여서 우선 기저귀를 주문 해 두고 다음 번에 가기로 하고, 토요일 아침에 느즈막히 일어났다.
요즘은 늦잠을 자고 있으면 서하가 놀자고 깨운다. 말을 못하는 녀석이 밖에 나가자고 코트를 가져오는데 하는 짓이 어찌나 영악한지.
간단히 아침을 먹고 서하랑 둘이 동네 산책을 나섰다.
날이 많이 춥진 않아서 간단히 입혀서 서하 좋아하는 미아방지 가방까지 메고 단지를 한바퀴 돌았다.
벤치가 보이면 한번씩 다 가서 앉아 봐야 한다. 그냥 지나치려고 손을 잡아 끌었더니 주저앉아 완강히 거부 한다.
주차장에 풀어 놨더니 뛰다가 넘어졌다.
어딘가 모서리에 부딪치지 않는 이상, 체구가 작아서 그런지 넘어져도 크게 다치진 않는다.
넘어졌을때 엄마 아빠가 놀라면 서하도 덩달아 겁을 먹고 울음을 터트리기 때문에, 크게 다칠 상황이 아니면 되도록 아무렇지 않게 대한다.
벌떡 일어나 까르르 웃으면서 다시 뛰어 다닌다.
오후엔 세식구가 근처 아울렛으로 나들이 갔다. 서하 패딩을 하나 살 예정이다.
아울렛 푸드코트에서 저녁을 먹고, 새로 산 패딩을 입혀서 아울렛 옥상에 있는 회전목마를 탔다. 별로 재미를 못 느끼는지 시큰둥 하다.
연말이라 여기저기 조명을 설치해 놨길래 배경으로 사진을 좀 찍으려고 엄마한테 가 있으라고 했더니, 울고불고 난리가 나서 결국 사진 찍기는 포기했다.
이 녀석이 저녁 먹을때 입에 집어 넣은 초절임 무를 입에서 녹여 먹는지 도무지 뱉을 생각을 않는다.
아래층으로 내려가 조명 옆에 풀어 놓으니 다행히 여기서는 잘 뛰어 다닌다.
사실 뛴다기 보다 다다다다 빠른 걸음으로 걷는건데, 음… 이 정도만 되도 밤에 사진 찍기엔 엄청 빠른 속도여서, 찍은 사진 반이 흔들린 사진이었다.
여전히 초절임 무를 입에 물고 있어서, 볼이 도토리 문 다람쥐마냥 볼록하다.
서하가 본격적으로 뛰어다니기 시작할 때를 대비해서 미아방지 가방에 묶을 끈을 슬슬 준비 해야겠다. 다행인건 서하가 미아방지 가방 메는 걸 무척 좋아한다는 거다.
아직은 서하가 밥 먹을 때 식탁을 엉망진창으로 만드는지라 외식이 힘들긴 하지만, 점점 같이 다니기가 수월해지고 있다.
지금도 말을 못해서 그렇지 엄마아빠가 하는 말을 상당히 알아먹기 때문에 일방적이긴 하지만 제법 상호소통이 가능해 졌거든. 말문이 트이고 의사소통이 가능해지면 훨씬 수월할 것 같다. 그 때쯤이면 기저귀도 슬슬 떼지 않을까 싶은데.
니콘 nikon d700, 시그마 sigma 24-60mm 1:2.8 ex dg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