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하가 걷는다.
걷기에 맛들려서, 걷고 있는데 안으면 당장 내려 놓으라고 버럭 화를 낸다.
날씨가 무척 좋은데 서하가 걷기 좋은데가 없을까 생각하다 마침 난지공원에서 억새축제를 할 거라는 생각이 퍼뜩 나서 오후에 하늘공원으로 출동했다.
아… 경치가 훌륭하다. 사람들이 미어터진다. 인적이 그나마 좀 드문 가생이 길로 서하랑 아내랑 셋이 걸어갔다.
흥분하면 뛰려고 한다. 이제 걸음마 연습하는 녀석이 뛰려고 하니 백이면 백 넘어진다.
흥분하면 소리도 지른다. 기분이 좋은가 보다.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고.
서하가 언제 이렇게 커 버렸을까.
일주일마다 보는데 깜짝 깜짝 놀랄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억새 구경 잘 했다.
다음주에는 신성리 갈대밭 가야 겠다. 지금 한창이겠다. 오는길에 한산 소곡주도 한병 사오고.
추워지기 전에 내려간다. 오후 내내 제법 많이 걸었다.
집 주차장에 도착해서 아내와 이런 얘기를 했다. 식탁에서도 유아의자에 제법 의젓하게 앉아서 밥을 먹는 것도 그렇고(물론 서투른 숟가락질로 온 사방데에 밥을 다 흘려 놓는건 여전하다), 서하가 이렇게 금방 크는게 좋으면서도 너무 아쉽다고.
이렇게 잘 걸으리라곤 생각을 못하고 그냥 집에 있는 의상소품에 가까운 신발을 신겨서 갔는데, 오늘 서하 걷는 걸 보니 운동화가 있어야겠다 싶어 저녁을 먹고, 집 옆 백화점에 가서 운동화를 샀다. 120mm 손바닥만 하다. 값을 치르고 매장서 바로 신겨서 주차장까지 내려가는 동안 또 신이 나서 걸어다닌다.
니콘 nikon d700, 시그마 sigma 70-200mm 1:2.8 apo ex dg os hsm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