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아내는 처가에 마실을 가고 그 동안 자동차를 손보고 오니 점심 때.
노트북을 열고 코드를 짜기 시작했는데, 덥기도 하고 출출해서 감자칩과 맥주 한병 꺼내와서 마시다 보니, 주말마다 이게 뭐하는 건가 싶어져서 올레 티비를 뒤적이다 무료 영화 코너에서 발견한 하나와 앨리스. 상세 설명을 보니 감독이 이와이 슌지다. 러브레터와 4월 이야기 정도를 아주 예전에 본 기억 밖에 없지만 그때 이 감독의 영화가 아주 맘에 들었던지라 기꺼이 내 두시간을 보내도 아깝지 않겠다는 생각에 재생을 했다.
아… 영화 보는 내내 피식피식 웃으면서 간만에 소녀 감성에 흠뻑 젖어들었다. 영상이 참 예쁜, 무엇보다도 햇빛에 머리카락이 실루엣으로 빛나는 역광 샷들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사진기를 들고 당장 밖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이 들었으나… 밖은 아직 더우니까…
찾아보니 2004년작이길래 최신작도 이 감독의 소녀 감성이 여전할까 궁금해서 뒤적이다 보니 동명의 애니메이션이 올해 5월에 개봉했었네. 이 실사 영화의 앞의 내용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구먼. 애니메이션은 하나와 앨리스가 어떻게 친구가 되었는지에 대한 얘기다. 궁금해서 올레티비를 더 뒤져 봤지만 여긴 아직 없네… 이미 극장서도 내려갔고, 어디서 볼데도 없고… 이럴때면 지금은 사라져버린 비디오대여점이 무척이나 아쉽다. 토렌트를 뒤적이면 애니메이션도 구할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잘 놀았으니 코드나 다시 짭시다.
덧) efes 맥주는 내 입맛에 영 별로일세. 유통기한이 다 되가도록 안 팔려서 떨이로 나온 건 다 이유가 있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