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아래 해수욕장

우진형에게 뜬금없이 금요일 오후에 전화가 왔다. 최종 면접 통과 했다고 바람쐬러 야영 가자고 한다. 두어번 같이 간 야영이 제법 괜찮았나 보다. 아내에게 안면도 잠깐 다녀오겠다 얘기 하고, 집에 들러서 배낭을 챙겨서 금요일 밤에 바람아래 해수욕장으로 떠났다. 지난번에 갔더니 모기가 엄청 많았기에 이번에는 화로양동이를 가져가서 모닥불을 피웠다.

#1

내 낡은 텐트는 우진형에게 내 주고, 나는 지마켓표 만팔천원짜리 모기장에서 잤다. 날이 더워져서 모기장이 선선하니 좋다.

우진형은 다니던 증권사를 그만 두고, 일년 동안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인생에서 큰 결정을 내렸고, 계획했고, 잘 이루어가고 있다. 인생을 사는데 답이 어디있겠는가. 살면서 만들어 가는 거지. 가져간 막걸리 캔맥주가 동이 나도록 새벽까지 서로 어찌 지냈고 또 지내고 있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2.

우진형이 찍은 내 사진. 새벽 늦게 잔 지라, 잠이 덜 깼다. 해가 뜨니 더워서 더 잘수가 없다.

#3.

해장 컵라면 하나씩 먹고 해변에 산책 갔다.

#4.

게가 모래알갱이를 하트처럼 만들다 말았다.

토요일 오전인데도 사람들이 계속 모여들고 북적거리기 시작해서 일찌감치 짐 챙겨서 집으로 출발했다.

#5.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저수지에 연꽃이 가득 폈더라. 순배팀장님네 안랜드펜션 근처에 있는 저수지가 연꽃 군락지인줄 몰랐다.

#6.

가져간 렌즈가 광각렌즈 하나 뿐이어서 어찌해볼 수가 없었다. 연꽃 보러 다시 온다면 장망원 렌즈를 꼭 챙겨오리라.

대학 동아리에서 같이 피리불고 기타쳐준 인연으로 만나서, 내가 정말 어려웠을 때 의지가 되어준 형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나도 우진형도 이렇게 바람 쐬러 가서 답답했던 마음을 좀 털어버리고 왔다.

우진형도 나도 아직 풀어야 할 인생의 숙제는 많이 남아있고, 어떻게 이 숙제를 푸는지 방법을 모르고 있으며, 여전히 좌충우돌 헤매고 부딪혀보는 중이다. 부디 큰 문제 없이 풀리길 바라 마지 않지만, 경우에 따라 시도한 방법이 분명 크게 실패하는 경우도 맞닥뜨릴 거다. 그 상황을 버틸 수 있는 버팀목이 서로 되어 주길…

올림푸스 olympus om-d e-m5, 파나소닉 panasonic 라이카 leica dg summilux 1:1.7/15 asph

끝.

바람아래 해수욕장”에 대한 2개의 생각

  1. 안녕하세요 네이버검색중에 올리신 글을 보게 됐습니다 실례하지만 바람아래해수욕장 이번주에 당일치기로 가려는데 텐트칠 수 있는지요? 취사도 가능한지 아시는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 텐트 칠 수 있고, 취사도 하실 수 있습니다. 나무데크나 파쇄석이 깔린 사이트 아니고요, 풀이 좀 자라긴 했지만 그냥 모래바닥입니다. 전기 끌어다 쓰실 수 없습니다.
    아, 그리고 이 아래글 http://iam312.pe.kr/516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글 댓글에 보면 요금을 4만원 냈다고 합니다. 요금을 징수하는 주체가 어딘지 요금 기준이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야영장 규모가 아담합니다. 주차장과 야영장이 구분되어 있긴 한데, 붙어 있어서 짐 옮기는데 힘들지 않으실 겁니다.
    식수를 얻을 수 있고 설거지 할 수 있는 수도 시설이 있고, 화장실은 수세식이지만 좌변기는 아니고요(남자 화장실 기준입니다. 여자쪽은 들어가보질 않아서 잘…), 밤에 보니 전구가 나갔었는데, 지금은 갈아 끼웠는지 모르겠네요. 샤워시설은 딱히 보이지 않았습니다. 물놀이 하신다면 낭패일수 있겠네요. 뭔가 간이 시설을 열심히 짓고 있던데 그게 샤워시설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 짓고 있는게 뭔지 다녀오셔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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