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처가에 마실 간 사이 다녀온 강화도 적석사.
서울에선 조금씩 흩날리던 눈이 강화도에 오니 제법 오고 있었다. 적석사 가는 길은 산이라 그런지 금세 눈이 쌓였네.
#1.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계단을 오른다.
#2.
바람이 휙 불면서 발앞으로 굴러온 나뭇잎. 조금 있다가 다시 바람에 날려 사라졌다.
#3.
적석사에 서식하는 개. 승냥이 같이 생긴게 어찌나 격하게 엥기는지 살짝 겁이 나더라.
#4.
격하게 반기더니 다시 스님에게 미친 듯이 뛰어갔다. 눈이 오면 개들이 흥분해서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5.
누가 갔다 놨을 까. 만약 교회에 저 부처상을 갔다 뒀다면 진작에 박살이 났을게다. 타종교에 배타적인 기독교의 교리가 씁쓸하기 그지 없다.
#6.
눈발이 날리는데도 이 목조 건물은 참 따스한 느낌이었다.
#7.
내가 올라오면서 만든 발자국 옆에 내려가는 발자국을 하나 더 낸다.
#8.
눈이 소복하게 쌓이니 세상이 깨끗해지는 기분이다.
#9.
눈이 쌓여 미끄러운 길을 조심 조심 내려가는데 길 바로 옆 축사에서 나온 이 녀석이 길을 막고 한참을 저러고 있다. 훠이 훠이~
#9.
산이라 그런지 쌓인 눈이 녹질 않으니, 금새 수북히 쌓인다. 훌륭한 발이 되주고 있는 부릉이.
om-d e-m5, m.zuiko 12-50 1:3.5-6.3 ez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