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나들이

멀리 여수를 다녀왔다. 여수는 벌써 봄이었다.

#1.

목련은 져 가고, 벚꽃이 그리고 동백이 피었다.

#2. 진남관

이순신 장군의 군사들이 훈련하던 곳이라 한다. 엄청나게 큰 목조건물이다.

마침 해설사가 한 무리의 관광객들에게 설명을 하고 있길래 가서 옅들었다. 일제 시대땐 학교로도 사용됐다고 한다. 저 엄청나게 두꺼운 나무 기둥들은 수령이 100년이 넘는 소나무들로 만들었다고 한다.



#3.

기둥 뒷편엔 몰려온 초등학생들로 바글바글 하다. 고개를 돌려 선생님 이야기에 귀기울이는 반항심 많은 학생.

#4.

숙소 예약할때 레일바이크가 옵션으로 있어서 추가 했는데 추천한다. 바닷가로 난 폐 철도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왕복한다. 대략 30분쯤 소요되는 듯. 기어비가 힘이 별로 안들게 조정이 되어 있어서 체력 걱정을 할 필요는 전혀 없다. 아내가 운동 한다고 혼자 열심히 페달을 돌렸고 나는 옆에 앉아 룰루랄라 사진이나 몇장 찍었다.

#5.

셔터 속도가 느려서 잔상이 남아 이런 사진이 됐다. 이 사진을 보고 레일바이크의 페달을 열심히 돌리면 엄청난 속도가 나온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빠른 속도가 나올 수 없는 기어비다.

#6.

전날 밤 여수에 도착하자 마자 돔 회를 먹으려고 시도했지만 이미 가게들이 문을 다 닫아서 숙소로 돌아갔던 수산시장엘 다시 왔다. 새벽 네시에 열어서 저녁 8시에 문을 닫는다고 하니 밤에 도착해서 수산시장에 오실 분들은 주의 하시길.

#7.

생선가게에서 생선을 골라 회를 뜬 다음 위층의 식당으로 가져가서 일인당 3,000원의 양념값을 내고 회를 먹는 시스템이다. 지금은 돔 철이 아니라고 도다리를 추천해주셨는데 우리는 형편이 넉넉치 않으니까 도다리의 반 값인 우럭을 먹기로 했다. 생선가게 사장님이 회뜨고 남은 뼈와 머리를 챙겨 주셔서 5,000원을 내고 매운탕도 먹었다.


#8.

방금 전까지 수조에서 헤엄치고 있던 우럭 두마리가 순식간에 뼈와 살이 분리되서 조각나고 있다. 이 기술은 통영 나들이 갔을 때 수산 시장의 좌판 할머니도 시전을 해 주셨는데 볼 때마다 신기하다.

#9.

맛나다. 말이 필요 없다.

#10.

매운탕에 공기밥까지 잘 먹고 나서 오동도로 들어왔다. 오동도는 다리인지 방파제인지로 연결이 되어 있어 걸어 갈 수 있다. 일반인의 자동차는 출입이 안되는 듯 하다. 장애인 스티커가 붙은 할아버지의 자동차만 유유히 진입하는 것을 봤다.

요금을 내고 코끼리 열차를 타고 갈 수도 있고 자전거를 빌려서 타고 들어갈 수도 있다. 우리는 걸어 갔는데 자전거를 타고 온 듯한 아이들이 탐방로에 들어와서 자전거 도둑 맞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을 하는 걸로 봐서 타고온 자전거를 보관할 곳
마땅치 않은 것 같은데 확실치 않다. 


#11.

동백꽃이 지금 한창이다.

#12.

숲길이 예쁘다.

#13.

매점에서 동백 차를 한잔 마시다가 지붕에 동백꽃이 져서 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직 진 꽃이 많지 않던데 나중에 끝물일 때 오면 바닥에 쌓여 있는 동백꽃들로 장관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14.

곳곳에 대나무 숲으로 이런 아치를 만들어 놓았다. 여름에 아주 서늘하니 좋을 듯 하다.

#15.

마지막 여정지인 향일암으로 향했다.

주차장에서부터 경사가 아주 급한 길을 한 20분 걸어올라 가야 한다. 편한 운동화를 준비해가길 추천한다.

향일암은 독특하게 이런 석문을 여러개 지나가야 한다.

#16.

#17.

#18.

#19.

향일암에 도착하면 전망이 탁 트인 바다를 볼 수 있다. 안개가 끼어 어디가 바다고 어디가 하늘인지 구별이 쉽지 않았다.

남해 금산의 보리암과 더불어 손에 꼽을 만큼 전망 좋은 암자중 하나다.

#20.

이 향일암에는 거북이 조각들이 많다. 다들 머리와 등에 동전을 이고 바다를 바라 보고 있다.

#21.

이 동전들은 사람들이 금전적인 축복을 바래서 붙여 둔 것들일까. 종교의 원래 교리는 물질적 풍요의 기원이 아닐진데. 기독교든 불교든 우리나라에 들어와서는 기복신앙으로 변질된 듯.

#22.

돌산 공원에서 바라본 돌산 대교 야경.

향일암을 내려 오는 길에 갓김치를 샀다. 갓김치 가게 사장님이 저녁이 다 되서야 향일암을 다녀가는 우리를 보고 먼 타지사람인줄 알아보셨는지 어디서 왔냐고 물으시더니 여수 관광 포인트를 알려 주신다. 향일암은 아침 해돋이가 유명하니 아침 일찍 와서 해돋이를 보고 시내쪽으로 들어가서 진남관과 오동도를 보고 밤에 돌산 공원에 올라가서 야경을 보는 것이 좋다고 일러 주셨다.

여행을 갈때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여행지에 대해 미리 공부를 해 두고 가면 훨씬 여행의 질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물론 전혀 모른 채로 가서 맞닥트렸을 때의 감동이 큰 것도 사실이지만 어느 정도의 공부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향일암의 갓김치 가게 사장님이 알려주시지 않았다면 못보고 놓쳤을 이 돌산 대교의 야경은 정말 첨 봤을 때 감탄을 금치 못했다.

#23.

야경에 취해 사진을 찍느라 한참을 보내고 뒤늦게 미리 점찍어 놨던 간장게장 집엘 가니 이미 사장님이 가게 문 닫는 중이었다. 아놔… 간장게장을 먼저 먹고 돌산 공원을 올라 왔어야 했었다.

결국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라면에 밥말아 먹은게 우리의 늦은 저녁 식사가 되었다.

하루 동안 도시 하나를 제대로 구경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지난번 통영도 그렇고 이번 여수도 그렇고 미처 다 보지 못한 곳들에 대한 미련이 많이 남은 여행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충우돌이었지만 하루를 정말 깨알지게 잘 돌아다녔다.

#1 ~ #21 / om-d e-m5, m.zuiko 12-50 1:3.5-6.3

#22 / d700, sigma 24-60 1:2.8 ex dg

#23 / d700, sigma 24-60 1:2.8 ex dg, sb-900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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