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여름 휴가

태풍이 오기 일주일 전 떠난 여름 휴가는 지금 생각해보니 운이 참 좋았다. 통영으로 휴가를 떠나는 날부터 돌아오는 날까지 우리를 따라오던 아니, 우리가 따라갔던 폭우 덕분에 여름임에도 선선하게 구경 다녔으니 말이다.

#1. 동피랑 마을

동피랑 마을 가장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본 통영 항. 망원경이 설치된 전망대 쪽에 사람이 몰려 있는 덕분에 여유있게 수묵화로 그려진 앞바다를 내려다 보는 여유을 즐겼다. 동피랑 마을은 원래 철거예정 지역이었는데 시민단체를 주축으로 해서 마을에 벽화를 그리고 문화행사를 개최하면서 철거계획이 철회되고 지금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가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드문 드문 이곳은 주민이 거주하고 있으니 조용히 해달라는 안내 문구가 적혀 있다. 과유불급이라고, 지금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오히려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조용히 내려왔다.

#2. 해저터널

통유리로 된 아쿠아리움 같은 터널을 기대했으나, 이런 콘크리트로 된 어두운 동굴 같은 느낌이다. 놀랍게도 이 터널은 양 옆에 댐을 만들어 물을 못 들어오게 한 다음 땅 바닥을 파 내서 만들었다고 한다. 미륵도와 통영을 연결하는 이 터널은 1년 4개월에 걸쳐 완공됐는데, 동양 최초의 해저 터널이라는 타이틀도 있긴 하지만, 일제 강점기에 선조들의 노동력으로 건설된 것을 생각하면 마냥 기분이 좋진 않다. 지금은 그저 주민들이 두 곳을 걸어서 왔다 갔다 하는 일상의 공간이다.

미륵도의 달아공원도 돌아 봤다. 경치가 정말 훌륭하다.

#3. 욕지도

욕지도의 해안 일주 도로 또한 절경이다.

하지만 비싼 카페리 요금 때문에 추천은 못하겠다. 자동차를 실을 수 있는 페리인데 자동차에 두당 요금을 더 붙여서 요금을 매긴다. 덕분에 우리부부와 부릉이까지 해서 왕복 요금을 결제하니 7만원이 조금 넘게 나온다. 이런…. 이번에 잘 보고 다음엔 올 일이 없는 곳으로 결정했다.

달아공원과 더불어 이곳도 낙조가 정말 절경일 듯.

#4. 박경리기념관

이 곳 통영 출신인지 몰랐다. 기념관에는 몇몇 육필 원고 일부를 볼 수 있다. 이런 손글씨 편지를 본게 얼마만인지. 그리고 보니 우리 어무이는 글씨체가 참 예쁜데. 

#5. 박경리기념관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더라.

삼일째 날은 원래 소매물도를 들어가려고 했으나, 바람이 많이 불어 배가 뜨지 못했다. 곧 불어닥칠 태풍의 영향 때문이었으리라. 오미사 꿀빵을 사들고, 대신에 바로 옆 거제도로 향했다. 

#6. 바람의 언덕

예전에 거제도에 왔을 때는 외도 구경을 하고 신선대까지만 보고 갔는데, 이번엔 그 때 못본 바람의 언덕을 갔다왔다. 하지만 바람의 언덕이라는 이름 답게 어찌나 바람이 불던지 원… 사실 태풍이 올라오고 있어서 그랬겠지만.

등대에 부딪히는 파도가 엄청나다.

#7. 바람의 언덕

바람 쌩쌩 부는 폭풍의 언덕? 아니, 바람의 언덕을 뒤로 하고 신선대 구경을 하고 늦은 점심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외 언급하지 않은, 미륵도의 미륵사와 미륵산케이블카는 추천할 만 하다. 등산을 좋아한다면, 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을 올라서 미륵사 방향으로 하산 하는 것도 좋겠다. 미륵사엔 편백나무 숲이 빽빽하더라. 향이 참 좋았다.

전혁림 미술관은 음… 나는 미술에 그리 조예가 깊지 않아서 큰 감흥은 없었다. 미술관의 벽에 붙여 놓은 타일이 참 예뻤다 정도.

거제도의 포로수용소는 둘러봤지만, 그리 추천은 하고 싶지 않다. 나중에 아이들을 위한 교육용으로는 좋겠다.

덧말. 삼일 내내 지겹게 우리를 따라 다니던 폭우는 주말 지난 다음 주엔 태풍으로 변신해서 다시 한번 서울로 우리를 찾아왔다.

끝.

d700, 시그마 sigma ex dg 24-60 f/2.8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