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더워서 팀 사람들이 점심 식사 후 산책을 가지 않는 덕분에 오랫만에 호젓하게 보라매공원 숲길을 산책했다.
날씨가 덥기도 하거니와 사진기도 안가져가서 사진을 찍을 생각은 별로 없었는데, 발길을 잡아 끄는 것들이 있어서 들고있던 전화기로 두어장 찍었다.
#1
살려는 의지가 강하게 느껴졌다.
칡 넝쿨일듯 한데, 길 구분을 위해 둘러 놓은 밧줄에 넝쿨을 뻗어 타고 올라갔다. 사실 칡은 이런 밧줄 보다는 멀쩡한 나무를 칭칭 감고 올라가 그 나무를 고사 시키고 그 나무 아래 있는 식물들까지 햇빛을 받지 못하게 해서 죽게 만드는 고약한 녀석이긴 하다. 어린 시절에는 할머니댁에 가서 사촌 동생들과 칡 캐서 씹어먹곤 했으나 요즘은 그런 아이들은 고사 하고, 칡 자체를 어른들도 거들떠 보질 않다 보니, 요즘 산에는 이 칡 넝쿨들이 활개를 치는 듯 하다.
#2.
이 나무 둥치에 이끼와 풀이 자라고 있어서 지날때마다 잘 살고 있는지 들여다 보곤 하는데, 이번엔 그 옆에 풀이 꽃을 피웠다. 제법 예쁘길래 역시 전화기를 꺼내들었다.
보라매공원, iphone 4s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