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안 잠잠하던 광각렌즈 지름신이 지난 안면도 가족 여행때문에 재림하셨다. 그리고 결국 지난 주말에 초광각 렌즈를 하나 질렀다. 정말 정말 af-s 17-35 f2.8을 지르고 싶었지만, 가격이 넘사벽인지라… 대안으로 tokina at-x 20-35 f2.8를 살까했는데 이미 가지고 있는 시그마 24-60 ex dg f2.8 렌즈와 화각이 상당히 겹치는 관계로 무척 고민을(거의 한 2주가량…)을 한 후, 이건 아니다 싶어 다시 tokina at-x 17 f3.5를 노리고 장터 매복에 들어가서 어렵사리 부산분께 택배로 받았다.
tokina의 17mm 단렌즈는 세가지 종류가 있는데, mf 수동 렌즈, 구형 at-x, 신형 at-x pro 이다. 세 렌즈 모두 평이 나쁘지 않은 편이다. 평을 무시 할 순 없겠지만, 대부분 필요한 화각을 가격에 맞춰서 구하는지라 내게 평은 우선순위가 낮지만, 참고로 얘기하면 어떤 사람(http://www.kenrockwell.com/tokina/17mm.htm)은 at-x 가 더 낫다고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http://makingnottaking.blogspot.com/2010/03/tokina-af-17mm-at-x-f35-ultrawide.html)은 at-x pro 가 낫다고도 한다. 아무래도 sd glass가 한장 들어갔다고 하는(이 부분은 확인이 필요하다. Kenrockwell에는 둘 다 동일한 광학 구조라 했는데, makingnottaking에서는 pro에 sd glass가 추가 되어 있다고 한다) at-x pro가 더 낫지 않을까 하지만, 둘 다 써 보질 않았으니 뭐 알 수 없는 노릇이고, 내 취향대로 at-x 가 at-x pro 보다 구경과 크기가 더 작아서 난 at-x 버전을 구했다. 안그래도 크고 무거운 바디인데, 렌즈라도 작게 해야 돌아댕기는데 더 편하지 싶다. 그런 면에서는 펜탁이가 참 좋았다. at-x 와 at-x pro의 기술적 비교는 Ken Rockwell의 사이트에 자세히 나와 있지만, 무엇보다도 마음에 드는 건 이 녀석들의 최소 초점거리가 25cm라 엄청나게 들이댈 수 있다는 거다. 최대 개방 조리개가 2.8이 아니라 3.5인건 좀 아쉽긴 하지만 2.8이었으면 내가 살수 있는 가격과 맘에 드는 크기 무게가 아니었으리라. 아래는 at-x 와 at-x pro의 크기 비교 사진이다.
출처 : http://makingnottaking.blogspot.com/2010/03/tokina-af-17mm-at-x-f35-ultrawide.html
장터에도 at-x 든 at-x pro든 물건 자체가 자주 나오는 편이 아닌지라, 한달 전에 올라온 부산분의 d3s에서 조리개 에러가 발생했다는 렌즈를 여쭤봤는데 고맙게도 문제가 있으면 반품해도 좋다고 하셔서 택배로 받았다. 조리개 에러가 내 바디에서 발생하지 않아서 다행이긴 했는데 판매자분 사진을 보고 기대했던 것처럼 상태가 아주 좋은건 아니어서 좀 실망이었다. 대물렌즈에 작은 긁힘이 두세개 보이고, 일체형 철제 후드는 모서리 한쪽이 강하게 찍힌 자국도 있다. 외관 상처는 별 신경 안쓰는데, 중요한 대물 렌즈 긁힘을 보고 반품할까 하다가 긁힌 부위도 크지 않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구한 것을 생각하니 그냥 쓰기로 했다.
내 바디에 마운트한 모습.
바디 덩치가 큰 편인지라, 구경 72mm로 렌즈가 좀 큰편인데도 마운트 해보면 렌즈가 크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kenrockwell 이나 makingnottaking의 사진에 보면 옆구리에 제품명이 적혀 있는데, 이건 벗겨져서 지워진건가… 옆구리에 암것도 안 적혀 있다.
Ken Rockwell에 의하면 at-x 모델은 1993년부터 1999년까지 생산했다고 하는데, 그 당시는 상당히 고급 제품이었던듯 하다. 왜 그런고 하니, 일체형 철제 후드 안쪽에 벨벳 처리가 되어 있다. 그리고 토키나의 렌즈들이 그렇듯이 만듦새가 정말 훌륭하다. 손에 쥐어보면 단단하고 야무진 느낌이 든다. 좋다. 가죽 케이스도 있었나 본데, 판매자분은 케이스가 없었다. 여튼 장터에 많이 돌아다니지도 않고 팔려고 낮은 가격에 내 놔도 잘 팔리지도 않는 그런 마이너한 렌즈이다. 시그마 24-60도 그렇고 이 녀석도 그렇고 사람들이 기피하는 마이너들이긴 하지만, 내게는 금전적 부담이 크지 않으면서도 내 필요 조건들(가벼운 무게, 작은 크기, 비교적 밝은 조리개값)을 잘 만족시켜 주는 기특한 녀석들이다. 한가지 예외가 있는데 시그마 70-200 ex dg os hsm APO 라는 이름도 긴 이 녀석은 내게 지나치게 크고 무겁다. 신품으로 샀는데 나중에 아가가 생기면 운동회때나 쓸지 몰라도 지금은 사용 빈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계륵같은 녀석이다. 이 녀석 화질은 정말 최고로 좋은데 안타깝다.
풀프레임에서 느낌은 이 정도…
크롭 바디에서는 이런 느낌. 사용한 바디는 마나님의 nex-5이다.
아래는 d700에 tokina 17mm at-x f3.5를 마운트해서 테스트로 찍은 사진들이다.
약간 밝고 따뜻한 색온도로 나와서 밝기와 화이트 밸런스를 조절했다.
구름이 잔뜩 낀 흐린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명도만 좀 올리면 맑은 날 사진이라고 우길 수 있을 정도로 밝게 찍히는 편이다. 내가 구입한 이 물건만의 특성인지로 모르겠다.
2011년 11월 26일 04:00~06:00 샛별 해수욕장, 70여장 합성.
처음 든 느낌은 생각보다 왜곡 억제력이 훌륭한 편이다는 것과 약간 노출 오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화사하고 낮은 컨트라스트에다 따뜻한 색감이다(내가 구매한 렌즈만의 특성일수도 있다. 다른 바디에서 조리개 에러가 발생한 경우가 있었다고 하니 내 바디에서 약간 노출 오버로 조리개가 열리는 것일 수도 있다). 예전에 토키나 19-35 f3.5-4.5 렌즈를 쓸 때는 약간 차갑고 컨트라스트가 강했는데, 매우 반대되는 느낌이다. 주변부 화질은 블러가 좀 있지만, 중심부는 선명한 편이다. 당분간 d700의 바디캡으로 써야겠다. 아주 맘에 든다.
tokina 17mm at-x f3.5
장점 :
17mm의 초광각임에도 비교적 밝은 조리개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형제인 at-x pro나 타사의 비슷한 렌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에 작은 구경
25cm로 매우 짧은 최소 초점 거리
야무진 훌륭한 만듦새
단점 :
구하고 싶어도 물건 자체가 잘 안보인다.
살짝 아쉬운 f3.5의 최소 조리개 값.
멋진 렌즈를 영입하셨습니다. ^^ 와 하고 감탄하면서 보고있습니다. ^^
따듯한 느낌이 참으로 좋습니다. 아직 전 광각을 다루기가 좀 힘들어서
나중에 생각하고 있지만… 멘토님의 작품을 보며 미리미리 참고 잘 하고 있습니다. ^^
아무튼 … 바쁘신 와중에 이리도 멋진 작품 남겨 주시니 아픈머리가 맑아지는듯 합니다. ^^
추운날시 모쪼록 건강 하시구요.. ^^ 감사히 잘 봤습니다. ^^
사람 없는 텅빈 겨울 바다는 초광각 렌즈 지름신을 불러들이는 마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렌즈 결과물 무척 만족스럽습니다. 처음엔 대물렌즈에 나있는 미세한 흠집 두어개 때문에 보고 있으면 괜히 속이 좀 편치 않았는데, 결과물에 지장도 없고, 필터 끼워 놓으니 흠집이 보이지 않고, 꽤나 독특한 결과물을 뽑아주니 어느새 편찮았던 것은 머리속에서 사라져버렸네요.
형님도 추운 날씨에 건강 잘 챙기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