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 급만남

추석때 찍은 필름까지 해서 총 6롤의 필름을 정리 중이다. 퇴근하고서 조금씩 하려니 시간이 꽤 걸리는구먼. 중간중간 제대로 스캔이 안된 몇컷 빼고는 일단 오늘까지 필름 스캔은 마쳤다. 이제부터는 스캔한 이미지들 보정 작업을 해야는데, 음… 뭐 쉬엄쉬엄 하지 뭐.

저저번주, 추석연휴 전 주에 드디어 갖은 옥상 “급만남”. 몇번의 어긋남 후로 강행한 급만남이었는데 특히 뭉대리님도 함께 하게 되어서 그날 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날 찍은 사진 중 두번째로 맘에 드는 사진.

가장 맘에 드는 사진은 단아소년님의 혼사길을 막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어 내가 올릴순 없었다. 푸하핫… 그 사진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온다. 혹시 나중에 단아소년님이 그 사진 올리면 트랙백 걸어야 겠다.

퇴근길에 제인님과 단아소년님과 우연히 갖은 그 날의 분수대 “급만남”이 참 고맙다. 그 전엔 이름도 몰랐던 사람들이란 말일세. 허헛~ 마음이 잘 맞는 사람들이 옆에 있다는 건 참 행복한 것이다. 잠깐 동안 용왕님 4종세트를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왔는데, 이젠 더 이상 문규씨와 “급만남”을 할 수 없는 것이 무척 안타깝다. 든자리는 표가 안나도 난자리는 표가 난다고 하지 않던가.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이 퇴사할때 마다 드는 기분은 참 말로 하기 어렵다.

이상하게도 흑백사진을 보노라면 옛 시절이 떠오른다. 그것도 기쁜일보다는 안타깝고 슬펐던 일이 먼저 떠오르더군. 어제의 사진은 예전에 내 여자 동기를 좋아했던 선배가 그 애 결혼식에 축하해주러 간다길래 추억이라도 남겨주려고 일부러 사진기를 가져가서 찍어온 것이다. 그리고 그 날 대부도까지 가서 쓴 소주를 같이 마시고 왔더랬다. 사진을 보고 있자니 괜히 한구석이 짠 해지는게 앞으론 흑백 필름으로 우울한 사진은 절대 찍지 말아야 겠다. 꿀꿀한 기분에 오늘은 일부러라도 이번 옥상 급만남의 가장 맘에 드는 사진을 올리고 싶었으나, 왠지 그러면 안될것 같다. 물론 이 사진도 꽤 맘에 든다우. 가벼운 미소가 보고 있는 내 기분까지 덩달아 좋아지게 만드네. 어제의 우진형 사진도 그렇고 이번 급만남 사진도 그렇고 모두 같은 필름에 들어 있는 사진들이다. 필름 한롤을 여러날에 걸쳐 찍다보니 나중에 이 필름을 꺼내 볼땐 한번에 희노애락을 맛보게 되겠구먼.

그나저나 블로그 주소가 제법 알려져서 이제는 예전같은 글을 남기는게 무척 조심스럽다. 더 이상은 이곳에서 예전처럼 솔직해 질 수 없을 듯 하다. 나를 이해해 주는 한정된 사람들만 오던 곳이 아니라 나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오는 이상은, 적당한 타협이 필요하다. 내 기분을 멋대로 푸는 무인도가, 다른 사람 눈도 의식 하지 않을 수 없는 유인도로 바뀐것이 조금 서운하기도 하지만, 새로 적응해야지 뭐 어쩌겠나.

KX, K55mm | konica pan100 | LS30
옥상

옥상 급만남”에 대한 7개의 생각

  1. 즐거웠던 시간~ 사진이 흑백이라 더욱 분위기 있어요~ ^^ 참 그날 우리의 분수대 급만남은 정말 좋은 인연이었죠~ ㅋㅋ

  2. 이젠 날이 꽤 쌀쌀하네요. 그래도 이번 옥상 급만남은 가져야죠! 이번엔 제가 동네 구멍가게를 다 뒤져서라도 고래 잡아갑니다~ ㅋ

  3. 유포되는 순간 저 혼삿길 막힙니다 ㅋ 트랙백까지!!!!!!!!!! 엄훠! OTL 담부턴 정적인 포즈로 들이대야겠어요 -_-; 이번주 옥상 급만남도 완전기대요!! 푸힛~

  4. 그래서 차마 올릴 수 없었다니까요~ ㅋ 정적인 포즈 말고 그 뚱한 포즈 젤 맘에 들어요! 최고!!! 허나… 오늘 모습을 보니 이 사진도 내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살짝 고민이 됐는데… 그래도 안내릴거예요!

  5. // ㅋ 여자하면 나도 공개해버려?? @.@;;ㅎㅎ // 저도 첨엔 블로그를 아무도 모르게 써볼까도 생각해봤는데.. ‘의식하지말자’라는 결론이 나던걸요~~ ^^乃

  6. 예전엔 여기 오는 사람이 뻔했기 땜에 여기다 뭔 소릴 지껄이더라도 거리낄게 없었는데, 이젠 전혀 모르는 사람도 오고 그러네요. 아무래도 좀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구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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