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여행을 끝내고 남은 여름 휴가 기간중 3일을 목포 부모님 뵈러 다녀왔다. 8시가 좀 넘은 시간에 목포에 도착했던 듯 하다. 목포가서는 흑백필름과 컬러 네거필름을 같이 사용했다.

목포역 플랫폼. 갈수록 이 플랫폼은 낯설어져만 간다.

목포역을 벗어나 집으로 걸어가는 길에 구시가지에 루미나리에를 조성해 놓은것을 보게 되었다. 구시가를 살리기 위해 시에서 많은 노력중인가보다.
다음날.

아버지가 좁은 마당의 화단에 그물 침대를 걸어놓고 신선놀음 중이시다.

삼각대 세워놓고 옆에 쪼그리고 앉아 한장 찍었다.
2층 베란다에서 멍멍 개짖는 소리가 나길래 2층으로 올라가 봤다.

반갑다 새끼야~ 마치 이러는 듯 하다. 이 녀석은 처음 보는 녀석이다. 집 아래 세탁소가 유기견 센터인데 거기 아저씨가 주었다고 한다.

작년 겨울에 원래 키우던 강아지가 교통 사고로 죽은 후 새로 집에 들어온 녀석. 전에도 한번 봤을 것이다. 짜식, 오랫만이다.
낮엔 할머니 댁에 다녀왔다. 예전엔 사촌동생들과 같이 지내셨는데 동생들이 시집가고, 직장구하러 타지로 가고 해서 지금은 할머니 혼자 계신다. 용돈 3만원을 쥐어 드렸더니 니가 뭔 돈이 있다고 그러냐… 하시면서 되려 그 돈으로 다시 돼지고기 만원 어치를 사시더니 집에 가서 김치에 볶아 묵어라 하시면서 쥐어 주신다. 못내 아쉬우신지 오늘 자고 가지 그러냐… 하신다. 90이 넘으셨지만 이가 빠지신것 말고는 허리도 꼿꼿하고 정말 정정하시다. 오래오래 사셔서 손주며느리도 보셔야지요.

할머니 사진 한장 찍어요~ 했더니 그럼 옷입어야제~ 하면서 벗어놓은 저고리를 다시 입으신다.
할머니 댁에 다녀와서 저녁에 유달산에 잠깐 올라갔다 왔다. 날이 어두워져가는지라 이등바위만 갔다.

이등바위에서 바라본 다도해. 섬이 많아 당최 수평선으로 해가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가 없다.

등을 돌려 시내도 한장 찍었다. 내가 떠난 10년 사이에 저 너머 산 뒤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도 들어서고 오른편엔 대형 조선소도 들어 왔다. 더디지만 조금씩 발전해 가긴 한다.

오른편의 유달산 일등바위. 오른쪽 귀퉁이에 불빛이 보이는 곳은 삼호조선소이다.
날이 어두워져서 산을 내려오는데 유달산 문화의 집이 시끌벅적하다. 무슨 행사를 하나보다. 들어가서 잠깐 구경을 했다.

Mo’Better Blues 를 멋들어지게 연주하던 퓨전밴드 오감. 국악과 양악이 썩 잘 어울린다.
저녁엔 어머니와 여동생이랑 집 아래 유황오리탕집 가서 오리전골을 먹고 시내 산보를 갔다. 가서 루미나리에를 배경으로 한장 찍었는데… 그 사진은 안타깝게 망쳐버렸더군. 노출 부족으로 얼굴이 안보인다. 이번 추석엔 가서 가족사진을 한장 찍어 와야겠다.
다음날 오전 11시 기차를 타고 서울로 돌아왔다. 고향엘 가도 고향에 왔다는 편안함은 언제부터인지 사라졌고, 그렇다고 서울은 외롭기만 하니 중간에 붕 뜬 기분이다. 그래서 자꾸 여행을 하고 떠돌고 싶어지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