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떨어질 즈음에 카메라를 둘러메고 집앞 효사정엘 갔다. 렌즈가 어두운터라 실내에서는 사진을 찍기가 좀 곤란했는데, 야외에서는 어떤지가 무척 궁금하던 차였다. 날이 춥긴 했지만 볕도 좋고 날씨도 맑았다. 효사정에 올라가니 뉘엿뉘엿 넘어가는 해가 마지막 햇빛을 뿌리고 있었다.

찍고나서 카메라의 프리뷰에 나온 화면에는 사진이 그리 밝지 않아 보였는데(어제 LCD 밝기를 두단계 낮춰 잡은 탓인듯 하다), 집에 와서 컴퓨터로 옮겨서 모니터로 보니 약간 과다 노출로 나왔다. 조리개 우선 모드에 두고 찍은터라 노출값은 정확했을 터인데 아무래도 환경에 따른 카메라 세팅을 잘못한 듯 하다. 저 정도 광량엔 노출을 한두 스텝정도 낮춰야 할 듯 하다. 예전 캐논에 이미 익숙해져있어서, 아무래도 펜탁스에서 맘에 드는 사진을 뽑으려면 시간이 좀 걸릴 듯 하다.


한가지 놀라운 것은 예전 똑딱이가 500만 화소, 지금 DS2가 600만 화소로 화소수로 따지면 100만 화소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도 결과화면을 모니터에서 크게 열어보면 화면을 구성하는 점의 입자들이 DS2가 훨씬 곱고 노이즈도 적다는 것이다. 100만 화소의 차라고 하기엔 결과 화면의 차가 무척 크다. 결국 화질을 결정하는 결정적인 요소는 화소수가 아니라 빛을 모아주는 렌즈와 모은 빛을 받아들이는 CCD나 CMOS의 크기라는 것을 몸으로 느끼는 중이다. 실제로도 300만 화소의 휴대폰 카메라로 찍은 사진보다 200만 화소의 구형 똑딱이로 찍은 사진이 훨씬 낫다.



자, 남은 것은 이제 이 멋들어진 장비를 잘 길들여서 원하는 사진을 얼마나 많이 뽑아내는가다.

번들렌즈가 어두운 편이라 실내 촬영에 애로가 있어서 밝은 단렌즈가 하나 필요한데, 요새 삼성에서 gx-1s를 풀어서 중고렌즈를 찾는 사람이 부쩍 많아진 탓에 중고렌즈를 구하기가 무척 어렵다. 일단 번들렌즈로 많이 찍어봐서 내가 자주 쓰는 화각대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어떤 렌즈를 살지 결정 하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