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 후 다시 찾은 고향집이다. 카메라에 저장된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저번에 미처 빼먹은 사진이 있더군. 지난 여름 휴가 마치고 집에 들러서 찍은 사진이다. 어머니가 아버지더러 어디 보냐고 그러니까 아버지는 원래 사진 찍을 때는 시선을 다른데 둬야 한다며 너털 웃음을 지으신다.

자, 추석얘기다.
이번 추석에도 집에 가니 가장 먼저 반겨주는 건 새끼 강아지다. 문앞까지 쪼르르 나와서 꼬리치며 반긴다.

집에서 키우던 개가 올 봄에 새끼를 낳았다. 강아지 이름이 꽃돌이란다. 무슨 이름이 그러냐. 허헛… 이 녀석이 사람 무서운줄 모르고 아무나 따라 다녀서 잃어버릴까 걱정이다. 아무튼 재롱둥이다.


집이 갈수록 동물농장이 되가는 것 같다. 절구통엔 금붕어를 키우신다. 어느 봄날에 어머니가 전화를 거시더니 금붕어알을 어케 부화시키는지 알아보라고 하셨다. 금붕어가 알을 낳아서 부화를 시켰는데 다 죽고 세마리만 살아서 지금 헤엄쳐 다닌다. 근데 작아서 잘 안보여.

앵무새 부부다. 이건 키우기가 쉽지 않나보다. 예전 구관조는 잘만 새끼 치더니 이건 몇달째 계속 소식이 없네. 새들이 무척 예민한듯 하다.

하여튼 울 어무이 이러다 동물농장 차리겠다고 그러는거 아닌지 모르겠다.
이건 아버지가 화단에 심으신 무화과다. 꽤 많이 열었더구먼. 맛있다.

손바닥만한 화단에 별게 다 있다. 포도 나무, 감나무, 무화과 나무, 앵무새, 금붕어, 강아지. 음… 아무리 봐도 집이 동물농장이다.
목포 내려가서 이틀 내내 놀러다녔다. 첫날은 함평에 있는 용천사라는 절에 갔다. 이 절은 상사화 군락지로 유명하다. 요즘이 한창 피는 때라고 한다.

주차장에서 올라가면 바로 저수지가 눈에 들어온다. 저수지에서 용이 물(?)을 뿜고 있다.

절로 올라가는 입구에 만들어놓은 강낭콩, 머루, 조롱박 터널안에서 어무이랑 동생들이랑 찰칵.


절 뒤편의 산책로로 들어서면 이처럼 상사화가 무리지어 피어있는 장관을 볼 수 있다.

어무이랑 막내동생이 꽃밭에서 찰칵!
다음 장소로 향한 곳은 불갑사다.
불갑사는 증축중이었다. 용천사의 꽃무릇 축제에 자극을 받았는지 불갑사에서도 축제를 연다고 한창 준비중이었다. 그런데 기간에 못 맞췄는지 포장하다 만 보도 블럭들하며 한창 만들고 있는 정문들이 좀 정신없다.

절을 끼고 돌아 올라가면 저수지가 있다. 저수지를 따라 주욱 올라가면 근사한 산행도 할 수 있다. 절을 지나고 나니 무척 조용하고 한가롭다.

저수지 옆 벤치에서 어무이랑 한장.

이제 집에 돌아갈 시간.
다음날은 비가 오고 흐렸다.
멀리 가기가 그래서 가까운 무안의 연꽃을 보러 갔다. 매년 8월이면 이곳에서 백련축제를 한다고 했다. 이곳의 연꽃은 특이하게 흰 연꽃, 즉 백련이다. 전국적으로 이렇게 백련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이 없다고 한다.

저수지가 전부 연꽃으로 빼곡하다. 드문드문 연꽃이 피었다. 여름에 축제때도 한꺼번에 활짝 피지는 않는다 한다.
나들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