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활은 단조로워. 나는 닭을 쫓고, 사람들은 나를 쫓고. 닭은 모두 그게 그거고, 사람들도 모두 그게 그거고. 그래서 난 좀 지겨워. 그러나 네가 날 길들인다면 내 생활은 햇빛을 받은 듯 환해질거야. 모든 발자국소리와는 다르게 들릴 발자국소리를 나는 알게 될 거야. 다른 발자국 소리는 나를 땅 속에 숨게 하지. 네 발자국 소리는 음악처럼 나를 굴 밖으로 불러낼 거야. 그리고 저기, 밀밭이 보이지? 나는 빵을 먹지 않아! 밀은 내게 아무 소용이 없어. 그래서 슬퍼! 그러나 네 머리칼은 금빛이야. 그래서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정말 놀라운 일이 일어날 거야. 밀은, 금빛이어서, 너를 생각나게 할거야. 그래서 나는 밀밭에 스치는 바람소리를 사랑하게 될거구……”
여우는 입을 다물고 오랫동안 어린 왕자를 바라보았다.
“제발…… 나를 길들여 다오!”
생텍쥐베리 / 어린 왕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