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푸허슬, 그리고 옥이.

히힛. 오랫만에 재밌는 영화 한편 봤다. 주성치 영화다. 우진형이 보자고 그래서 보게 됐는데, 엄청 과장되고 말도 안되는 줄거리긴 하지만 요 근래의 스트레스를 한번에 날려줬다. 영화나 애니메이션에 자꾸 빠지는게 현실도피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스트레스도 풀고 머리도 식힐 수 있다는 점에서 좋게 생각한다.

간만에 옥진이도 불러서 같이 저녁 먹고 영화도 봤다. 이 녀석 벌써 졸업이다. 병원 나가는 것을 조금은 불안해 하는것 같다. 그래도 옥이는 잘 해낼거다. 힘들어 하는 것 같지만서도 구김없이 밝아서 좋다. 가끔은 그런 생각도 해 본다.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 힘들어도 힘든 내색 안하고, 슬퍼도 웃고, 정작 웃고 싶을 때 눈치보며 정색을 하고.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가식과 위선에 찌들어가는 것인가. 꼭 그런것만은 아닐게다.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는 것이다. 힘들다고 자리에 주저 앉지 않는것, 슬프다고 마냥 울고만 있지 않는 것, 웃기다고 맘껏 비웃지 않는 것. 혹은, 주저 앉기 보다는 내색 않고 이겨 내는 것, 슬프지만 애써 웃어가며 기운 차리는 것, 우습지만 그 비웃음을 적절히 자제해서 상대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는 것은 나이를 먹은 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 하는 행동일 것이다. 왜 나이 먹은 사람은 그래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그 나이 즈음에 처한 주변 상황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되게 한다고 답하고 싶다. 책임을 주변의 상황들로 돌리려는 것이 아니다. 그런 상황들에 대해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 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그런 책임들을 외면하고 자리에 주저 앉아 울고 있을 수도 있다. 책임을 지느냐 안지느냐는 자유이기 때문에, 그래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는 것이라고 했다.
오늘 옥이를 보면서, 그 녀석에게도 조금씩 지워져 가는 삶의 무게를 보았다. 옥아, 넌 잘 해 나갈거다. 지금까지도 그래 왔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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